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이 글은 SBS 이성훈 기자님 페이스북 포스트에서 아이디어를 베껴 올리는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제 코멘트에 '좋아요'를 누르셨으니 승낙하신 걸로 치고 말이죠, 쿨럭 ㅡ,.ㅡ


이 기사를 통해 소개한 것처럼 안타를 맞는다고 투수를 탓해서는 안 된다. 얼핏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잘 따져보면 맞혀 잡는 투수 같은 건 없다. 게다가 선발 투수들 평균자책에는 불운과 행운이 뒤섞여 있다. 그래서 야구 통계학자들이 주목하는 기록이 'Three True Outcomes'라 불리는 삼진, 볼넷, 홈런이다. 투수가 홈플레이트에서 오로지 타자와 싸워 만든 기록은 이 세 가지뿐이다. 이를 토대로 DIPS가 세상에 나왔고, 계산법을 단순하게 만들어 FIP도 나왔다. 요컨대 이 세 기록이야 말로 투수 능력을 판가름하는 척도라는 말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을 소화하면서 9이닝 평균 △삼진 9.7개 △볼넷 2.3개 △피홈런 0.9개를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닷컴에 따르면 1916년 이후 지난해까지 96년 동안 4월(3월 포함)에 선발로 5게임 이상 던져 △삼진 9.5개 이상 △볼넷 2.5개 이하 △피홈런 1개 이하를 기록한 건 28번뿐이다. 3년에 1명도 나오지 않는 기록이었다는 뜻이다.

투수 연도 평균자책 올스타 사이영상
톰 시버 1971 뉴욕 메츠 20 10 1.76  
스티브 칼튼 1983 필라델피아 15 16 3.11    
로저 클레먼스 1988 보스턴 18 12 2.93  
로저 클레먼스 1992 보스턴 18 11 2.41  
페드로 마르티네스 1994 몬트리올 11 5 3.42    
존 스몰츠 1996 애틀랜타 24 8 2.94
페드로 마르티네스 1998 보스턴 19 7 2.89  
커트 실링 1998 필라델피아 15 14 3.25  
페드로 마르티네스 1999 보스턴 23 4 2.07
페드로 마르티네스 2000 보스턴 18 6 1.74
랜디 존슨 2000 애리조나 19 7 2.64  
페드로 마르티네스 2001 보스턴 7 3 2.39    
페드로 아스타시오 2001 콜로라도·휴스턴 8 14 5.09    
페드로 마르티네스 2002 보스턴 20 4 2.26  
랜디 존슨 2002 애리조나 24 5 2.32
마이크 무시나 2003 뉴욕 양키스 17 8 3.40    
커트 실링 2004 보스턴 21 6 3.26  
존 스몰츠 2005 애틀랜타 14 7 3.06  
제이크 피비 2005 샌디에이고 13 7 2.88  
페드로 마르티네스 2005 뉴욕 메츠 15 8 2.82  
요한 산타나 2005 미네소타 16 7 2.87  
콜 해멀스 2007 필라델피아 15 5 3.39  
하비에르 바스케스 2009 애틀랜타 15 10 2.87    
요한 산타나 2009 뉴욕 메츠 13 9 3.13  
잭 그레인키 2009 캔자스시티 16 8 2.16
팀 린스컴 2010 샌프란시스코 16 10 3.43  
제레드 위버 2011 LA 에인절스 18 8 2.41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2012 워싱턴 15 6 3.16  
평균(합계) 28 - 16.5 8.0 2.82 22 5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7번이나 이름을 올렸지만 통산 303승을 거둔 랜디 존슨도 두 번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정도로 힘든 기록. 몇몇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한 시대를 풍미한 에이스다. 이들 중 그해 올스타로 뽑힌 건 22명, 사이영상 수상자는 5명이다. 류현진처럼 데뷔 시즌에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없다.

이들은 6134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1924점을 내줬다. 219이닝을 던져 평균 자책 2.82를 기록한 셈. 어쩌면 류현진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도 더 대단한 투수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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