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 경기에서 SK 김성근 감독은 '왼손잡이' 박정권을 2루수로 기용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해 11월) 무릎 수술을 받은 오른손잡이 이호준보다 왼손잡이 박정권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야구는 왼손잡이를 위한 운동이지만 내야수는 1루수를 제외하면 오른손잡이 천국이다. 사진 제공 SK 와이번스
메이저리그에서도 왼손잡이 2루수는 6번뿐
내야수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인 까닭은 간단하다. 내야수들은 공을 처리한 후 왼쪽으로 공을 던져야 할 때가 많다. 오른손잡이들은 팔 가는 방향대로 자연스럽게 공을 던지면 되지만 왼손잡이들은 몸을 틀어서 던져야 한다. 찰나에 세이프와 아웃이 결정되기 때문에 왼손잡이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도 박스스코어가 온전히 남아 있는 1957년 이후 왼손잡이 2루수가 경기에 나선 건 6번뿐이다.
선수 | 날짜 | 팀 | 소화 포지션 |
조지 크로우 | 1958-06-14 | 신시내티 레즈 | 1B-2B-1B |
샘 맥도웰 | 1970-07-06 |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 SP-2B-CP |
곤잘로 마르케스 | 1973-05-04 |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 2B(타석만) |
1973-05-04 | |||
돈 매팅리 | 1983-07-24 | 뉴욕 양키스 | PH-1B-2B |
태드 보슬리 | 1987-07-05 | 캔자스시티 로열스 | 2B(타석만) |
곤잘로 마르케스는 1973년 5월 4, 5일 두 경기 연속으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선발 2루수로 출전했다. 나머지 4명은 모두 1게임 출전 경험뿐이다. 매팅리는 '파인타르 방망이 사건' 때문에 2루수로 출장했다.
왼손잡이 2루수 5명 중에서 실제로 수비에 가담했던 건 샘 맥도웰뿐이다. 나머지 선수는 공식 기록에만 '2루수 출전'으로 돼 있을 뿐 실제로 타구를 처리하지는 않았다. 2경기 연속 출장한 마르케스는 1회초 첫 타석에 들어선 뒤 수비 때 곧바로 교체됐다.
맥도웰 : 선발투수 - 2루수 - 마무리투수
1970년 7월 6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선발로 나선 맥도웰은 워싱턴 세네터즈를 맞아 7⅔이닝을 던져 4점을 내준 상태였다. 8회 2사 주자 2, 3루 상황에서 스코어는 6-4 인디언스 리드.인디언스 앨빈 다크 감독은 우타 거포 프랭크 하워드를 맞아 오른손 불펜 딘 찬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대기 타석에서 기다리고 있던 4번 타자 릭 라이하르트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라이하르트 역시 오른손잡이였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물러나면 경기에서 빠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다크 감독은 맥도웰을 2루로 보냈다. 이 때까지 삼진 12를 잡고 있던 맥도웰의 구위를 믿었던 것이다. 맥도웰은 막 2번 타자 톰 그리브를 삼진으로 처리한 상태였다.
다크 감독은 맥도웰 대신 3루수 그렉 네틀스를 라인업에서 빼고 2루수 에디 레몬을 3루수로 돌렸다. 찬스는 하워드를 고의사구로 거른 뒤 라이하르트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3루수 레몬이 땅볼을 잡아 맥도웰에게 공을 던져 아웃을 잡았기 때문에 맥도웰은 자살(Putout) 1개를 기록하게 됐다.
9회초에 맥도웰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삼진 3개로 이닝을 마무리 지으면서 시즌 12번째 승리를 따냈다. 맥도웰은 15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이해 유일하게 20승을 거뒀는데 이 때 2루수를 보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수도 있던 일이었다.
+ 하나 더
만약 9회에 맥도웰 대신 다른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면 그 투수는 세이브를 기록하게 된다. 맥도웰은 이 경기 승리 투수는 됐지만 세이브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규칙 10.20에 '한 투수는 세이브와 승리를 동시에 기록할 수 없다'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69년 세이브를 공식 기록으로 인정할 때부터 이 조항을 넣었다. '세이브'라는 기록이 경기에서 이기는데 공헌을 하고도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하는 구원 투수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에는 1974 시즌에 한 경기에서 승리와 세이브를 동시에 기록한 투수가 있다. 자생적으로 세이브가 생긴 게 아니라 미국에서 수입을 하다 보니 생긴 해프닝이다. 지금은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 프로야구 규칙에도 한 투수가 승리와 세이브를 동시에 기록할 수 없다는 내용이 명문화돼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 규칙 10.20에 '한 투수는 세이브와 승리를 동시에 기록할 수 없다'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69년 세이브를 공식 기록으로 인정할 때부터 이 조항을 넣었다. '세이브'라는 기록이 경기에서 이기는데 공헌을 하고도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하는 구원 투수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에는 1974 시즌에 한 경기에서 승리와 세이브를 동시에 기록한 투수가 있다. 자생적으로 세이브가 생긴 게 아니라 미국에서 수입을 하다 보니 생긴 해프닝이다. 지금은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 프로야구 규칙에도 한 투수가 승리와 세이브를 동시에 기록할 수 없다는 내용이 명문화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