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만 삼성 감독이 프로야구 경기를 총 4만7195번 치르는 동안 어느 팀도 하지 않았던 선택을 내렸습니다.
선발 라인업 전원을 '순수' 왼손 타자로 채운 겁니다.
삼성은 KT와 맞붙는 5일 수원 방문 경기를 앞두고 중견수 김지찬(25) - 우익수 함수호(20) - 좌익수 구자욱(33) - 1루수 디아즈(30) - 지명타자 최형우(43) - 2루수 류지혁(32) - 3루수 김영웅(23) - 포수 박세혁(36) - 유격수 양우현(26)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습니다.
심지어 이 경기 삼성 선발 투수 오러클린(26)도 (타석에 들어설 일은 기본적으로 없지만) 왼손 타자입니다.

박 감독은 "부상 때문에 이렇게 됐다. 나도 이런 라인업은 야구를 하면서 처음 본다"며 웃었습니다.
삼성은 전날까지 총 281타석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80.1%(225타석)가 왼손 타자 차지였습니다.
전날 경기 삼성 선발 라인업에도 오른손 타자는 2번 우익수 김성윤(27), 7번 유격수 이재현(23), 9번 포수 강민호(41) 등 세 명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김성윤과 이재현은 통증으로 강민호는 휴식일이라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면서 왼손 타자 9명이 선발로 나오게 됐습니다.

이전에는 두산이 2018년 4월 21일 안방 경기 때 '왼손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타자' 9명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린 적이 있습니다.
이날 두산에서는 왼손 타자 8명에 스위치 타자 국해성(37·은퇴)이 선발로 나섰습니다.
공교롭게도 류지혁과 박세혁은 이 경기 때도 두산 선수로 출전 기록을 남겼습니다.
오른손 투수 후랭코프(38)가 이날 KIA를 상대로 선발 마운드를 책임졌다는 것도 삼성과 차이가 나는 대목입니다.

선발 타순을 전부 왼손 타자로 채우는 건 메이저리그에서도 2020년 9월 11일이 되어서야 처음 나왔습니다.
탬파베이는 이날 안방 경기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왼손 타자 9명에 왼손 투수 블레이크 스넬(34·현 LA 다저스)로 선발 라인업 카드를 채웠습니다.
탬파베이는 당시 야수 교체 카드를 한 장도 쓰지 않으면서 오른손 타자 없이 경기를 마치는 기록까지 남겼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역사에는 순수 왼손 타자로만 선발 라인업을 채운 사례가 아직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