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메이저리그 영구 제명 명단에서 이름이 빠진 피트 로즈. 라스베이거스=로이터 뉴스1

'찰리 허슬' 피트 로즈(1941~2024)가 기어이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얻었습니다.

 

지난해 9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지 225일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로즈를 포함해 17명을 영구 제명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13일 발표했습니다.

 

이 17명 모두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MLB) 커미셔너. 내슈빌=AP 뉴시스

롭 만프레드(67) MLB 커미셔너는 "영구 제명은 정직성과 공정성을 위협하는 인물을 차단하고 유사 사태를 방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세상을 떠난 인물은 리그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 사망 시점에 영구 제명 징계는 끝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만프레드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79) 미국 대통령과 만나 로즈를 사면·복권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2016년 선거 때부터 "로즈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로즈는 MLB 역사상 안타를 가장 많이(4256개) 때린 선수입니다.

 

그러나 신시내티 (플레잉) 감독 시절 자기 팀 경기 결과에 베팅한 사실이 드러나 1989년 8월 24일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아들였습니다.

 

로즈는 이후 때로는 뻔뻔하게 때로는 읍소하면서 복권을 노렸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면서 끝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최다 안타 톱 5
 이름  활동 기간  타석  안타
 피트 로즈  1963~1986 (24년)  1만5890  4256
 타이 콥  1905~1928 (24년)  1만3103  4189
 헨리 '행크' 에런  1954~1976 (23년)  1만3941  3771
 스탠 뮤지얼  1941~1963 (22년)  1만2721  3630
 트리스 스피커  1907~1928 (22년)  1만2020  3514

 

사실 명예의 전당에서 영구 제명 선수를 받지 않기로 한 것도 로즈 때문입니다.

 

로즈는 1992년부터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를 통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에 명예의 전당은 로즈가 후보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1991년 정관을 바꿨습니다.

 

이제 영구 제명 명단에서 빠진 만큼 로즈는 다시 입회 대상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내부

로즈는 은퇴한 지 이미 15년이 넘었기 때문에 BBWAA가 아니라 '시대 위원회(the Era Committee)'에서 명예의 전당 입성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예전에 '베테랑 위원회'라고 부르던 시대 위원회는 2023년부터 3년 주기로 △현대 시대 선수 △현대 시대 비(非)선수 △과거 시대 선수의 명예의 전당 입성 여부를 결정합니다.

 

로즈는 과거 시대 선수 그룹에 속하며 2027년 12월에 심사받을 예정입니다.

 

명예의 전당 회원과 관계자, 베테랑 언론인 등 16명이 이 위원회를 구성하며 BBWAA 투표와 마찬가지로 유효표 중 75% 이상을 얻으면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됩니다.

 

'블랙삭스 스캔들'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은 조 잭슨. 위키피디아 공용

'슈리스' 조 잭슨(1887~1951)도 이번에 영구 제명 징계가 풀렸습니다.

 

잭슨은 MLB 역사상 첫 번째 승부 조작 사건으로 꼽히는 '블랙삭스 스캔들'에 가담한 혐의로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습니다.

 

1919년 월드시리즈 때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돈을 받고 신시내티에 일부러 패해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다만 문맹인 잭슨이 승부조작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가담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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