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이 돔 구장 지붕을 날려버렸다면 고쳐야 할 겁니다.
그 지붕을 고치는 데 1년 넘게 걸리고 5570만 달러(약 784억)를 써야 한대도 고치는 게 맞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고쳐도 이 구장을 최대 3년밖에 못 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허리케인 '밀턴'이 유리 섬유로 만든 지붕을 날려 버린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안방 구장 트로피카나 필드가 이런 상황입니다.
1990년 문을 연 이 구장 소유주인 세인트피터즈버그시는 피해 복구 계획을 확정한 뒤 12일(이하 현지시간) 시 의회에 보고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속한 세인트피터즈버그시와 탬파베이 구단은 2027년까지 이 구장 임대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에 '이 구장에서 안방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사태가 생기면 계약을 자동으로 1년 연장 연장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세인트피터즈버그시는 2028년 개막일까지 새 구장을 짓기로 이미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늘 그렇듯) 언제 첫 삽을 뜰지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켄 웰치(60) 세인트피터즈버그시장은 "탬파베이 구단이 2028년까지 트로피카나 필드를 쓸 수 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구장을 고쳐 쓰기로 결정하든 그렇지 않든 탬파베이 구단은 일단 내년에 쓸 안방 구장을 구해야 합니다.
탬파베이는 5년 전 안방 경기를 세인트피터즈버그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나눠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탬파베이 지역에서 대체 구장을 찾으라고 주문하고 있기 때문에 인근에 임시 둥지를 틀어야 합니다.
플로리다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절반이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곳입니다.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탬파베이 스프링캠프 안방인 샬럿 스포츠 파크까지는 차로 1시간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문제는 샬럿 스포츠 파크는 관중을 7670명밖에 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탬파베이는 올해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뒤에서 세 번째로 관중이 적은 팀이지만 경기당 평균 1만6515명이 찾았습니다.
다른 팀 스프링캠프 안방 구장을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곳에 있는 뉴욕 양키스 스프링 캠프 안방 구장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는 1만 명을 넘게 수용할 수 있습니다.
탬파베이는 내년 안방 개막전 날짜는 3월 27일이고 상대 팀은 콜로라도입니다.
트로피카나 필드는 메이저리그에 마지막으로 남은 완전 폐쇄형 돔 구장입니다.
이 지역 중심지인 탬파시에서 이 구장을 찾으려면 다리를 건너야 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탬파베이 구단은 연고지 이전까지 생각했지만 위약금에 발목이 묶여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였습니다.
매슈 실버맨 탬파베이 구단 사장은 "세인트피터즈버그시와 잘 협의해 이번 사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하나 마나 하게) 말했습니다.
역시 구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다가 라스베이거스 이전을 확정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산하 AAA 팀 안방인 새크라멘토에서 내년 시즌을 치릅니다.
탬파베이는 결국 2025년 안방 구장으로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를 선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