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모건(35·샌디에이고)이 선수 생활을 마감했습니다.
모건은 전 세계 여자 축구 선수 가운데 그리고 미국 남녀 축구 선수를 통틀어 최고 있기 스타라고 평가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모건은 8일(이하 현지시간) 안방 경기에 선발 출전해 13분을 소화한 뒤 아미라 알리(26)에게 자리를 내줬습니다.
구단에서 13분 만에 모건을 교체한 건 그를 대표하는 등번호가 13번이기 때문입니다.
선심이 선수 교체를 알리는 전광판을 들어 올리자 모건은 피치 가운데에서 축구화를 벗었습니다.
그리고 스냅드래곤 스타디움을 찾은 관중 2만6516명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천천히 걸어 나왔습니다.
모건은 이 경 시작 10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기도 했지만 상대 팀 노스캐롤라이나 골키퍼이자 대표팀 동료인 케이시 머피(28)에게 막혀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습니다.
이 경기는 결국 노스캐롤라이나의 4-1 승리로 끝났습니다.
모건은 2010년 3월 31일 유타주 샌디에서 멕시코와 맞붙은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이어 같은 해 10월 6일 펜실베이니아주 체스터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A매치 데뷔골을 넣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미국에 금메달을 안긴 모건은 2015년 캐나다,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 2연패에도 앞장섰습니다.
모건은 미국 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를 총 224경기 소화하면서 123골 53도움을 기록했습니다.
모건은 2017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대) 동문인 세르반도 카라스코(36)와 결혼했습니다.
카라스코 역시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10년 동안 뛰었던 프로축구 선수 출신입니다.
부부는 2020년 딸 찰리를 낳았습니다.
모건이 선수 은퇴를 결심하게 된 건 찰리가 언니가 되기 때문입니다.
모건은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임신 사실을 공개하면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스포츠계 대표 페미니스트로 평가받는 모건은 "얼마 전 찰리가 '나중에 커서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네 살짜리 아이도 축구를 통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모건은 은퇴 경기가 끝난 뒤에도 "여성 선수 지위 향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면서 "이제 다음 세대가 번창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