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은퇴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에서 걸어 나오는 알렉스 모건. 샌디에이고=로이터 뉴스1

알렉스 모건(35·샌디에이고)이 선수 생활을 마감했습니다.

 

모건은 전 세계 여자 축구 선수 가운데 그리고 미국 남녀 축구 선수를 통틀어 최고 있기 스타라고 평가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모건은 8일(이하 현지시간) 안방 경기에 선발 출전해 13분을 소화한 뒤 아미라 알리(26)에게 자리를 내줬습니다.

 

구단에서 13분 만에 모건을 교체한 건 그를 대표하는 등번호가 13번이기 때문입니다.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는 알렉스 모건. 샌디에이고=로이터 뉴스1

선심이 선수 교체를 알리는 전광판을 들어 올리자 모건은 피치 가운데에서 축구화를 벗었습니다.

 

그리고 스냅드래곤 스타디움을 찾은 관중 2만6516명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천천히 걸어 나왔습니다.

 

모건은 이 경 시작 10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기도 했지만 상대 팀 노스캐롤라이나 골키퍼이자 대표팀 동료인 케이시 머피(28)에게 막혀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습니다.

 

이 경기는 결국 노스캐롤라이나의 4-1 승리로 끝났습니다.

 

'스노우 게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알렉스 모건. 미국축구협회 홈페이지

모건은 2010년 3월 31일 유타주 샌디에서 멕시코와 맞붙은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이어 같은 해 10월 6일 펜실베이니아주 체스터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A매치 데뷔골을 넣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미국에 금메달을 안긴 모건은 2015년 캐나다,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 2연패에도 앞장섰습니다.

 

모건은 미국 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를 총 224경기 소화하면서 123골 53도움을 기록했습니다.

 

 

모건은 2017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대) 동문인 세르반도 카라스코(36)와 결혼했습니다.

 

카라스코 역시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10년 동안 뛰었던 프로축구 선수 출신입니다.

 

부부는 2020년 딸 찰리를 낳았습니다.

 

모건이 선수 은퇴를 결심하게 된 건 찰리가 언니가 되기 때문입니다.

 

은퇴 경기를 앞두고 딸 찰리와 함께 입장하는 알렉스 모건. 샌디에이고=AP 뉴시스

모건은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임신 사실을 공개하면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스포츠계 대표 페미니스트로 평가받는 모건은 "얼마 전 찰리가 '나중에 커서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네 살짜리 아이도 축구를 통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모건은 은퇴 경기가 끝난 뒤에도 "여성 선수 지위 향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면서 "이제 다음 세대가 번창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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