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4 일본 전국고교야구대회 정상을 차지한 교토국제고 선수들. 아사히(朝日) 신문 제공

교토고쿠사이고(京都國際高·교토국제고)가 일본 고교야구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한신(阪神) 고시엔(甲子園) 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간토다이이치고(關東第一高)를 2-1로 꺾었습니다.

 

교토국제고는 그러면서 1999년 야구부 창단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VICTORIBUS PALMAE'(라틴어로 '승자에게 영광을'이라는 뜻)라고 써 있는 이 대회 우승기를 펄럭일 수 있었습니다.

 

교토국제고는 3년 전 이 대회 본선에 처음 출전했으며 당시에도 준결승까지 올라 주목을 받았습니다.

 

교토부(府) 대표가 고시엔에서 정상을 차지한 건 1956년 류코쿠대(龍谷大) 부속 헤이안고(平安高) 이후 68년 만입니다.

 

교토국제학원 홈페이지 캡처

교토국제고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산하 단체인 학교 법인 교토국제학원에서 운영하는 학교입니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로도 유명합니다.

 

다만 교토국제고는 일본 학교교육법 제1조가 규정하는 일본 정규 공·사립학교(1조교)에 해당합니다.

 

이런 학교에서 '국어 = 일본어, 국사 = 일본사'입니다.

 

현재 교토국제고 전체 학생은 137명이고 이 중 116명(84.7%)이 일본인입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 중인 교토국제고 야구부원. 교토국제학원 홈페이지

교토국제고가 1조교로 유형을 바꾼 건 2004년이었습니다.

 

갈수록 학생 숫자가 줄어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일본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기로 한 겁니다.

 

이때부터 일본인 학생도 교토국제고에 입학할 수 있게 되면서 야구부 전력도 좋아지게 됩니다.

 

이 학교 남학생 68명 중 61명(89.7%)이 야구부원입니다.

 

한국에서 상동고가 꿈꾸는 '야구 특성화고'라는 미래에 교토국제고가 먼저 도달해 있는 셈입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 타점을 올린 가네모토 유고. 아사히(朝日) 신문 제공

총 3441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 우승 멤버 가운데 한국 국적인 선수는 가네모토 유고(金本祐伍·18) 한 명뿐입니다.

 

팀 톱 타자를 맡고 있는 가네모토는 10회초 무사 만루 기회에 타석에 들어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면서 결승 타점을 올렸습니다.

 

이어 2번 타자 미타니 세이야(三谷誠彌·18)가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면서 두 번째 점수를 올렸습니다.

 

교토국제고는 10회말 1사 2, 3루 상황에서 유격수 땅볼 때 아웃 카운트와 점수를 맞바꾸면서 2-1로 쫓겼습니다.

 

계속해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니시무라 잇키(西村一毅·17)가 상대 3번 타자 사카모토 신타로(坂本慎太郎·17)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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