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09 프로야구는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354경기를 치러 전체 일정의 66.5%를 소화했다.

시즌 중반만 해도 3강 체제가 굳건해 보였지만 SK와 두산, KIA가 주춤한 사이 롯데가 매섭고 치고 올라왔다. 5위 삼성도 놀라운 관성을 보이며 승률 5할을 넘긴 상태. 히어로즈도 경기 수가 적어 막판 4강 진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여느 해보다 치열한 중위권이 한창인 우리 프로야구 2/3분기 능력치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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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완이 빠진 건 확실히 뼈 아프다. 그리고 지난 2년간 유지한 '압도적 전력차'도 무너진 건 사실. 중요한 상황에서 터지지 않는 방망이는 답답하기만 하다. 점수를 내주지 않아도 방망이가 제 힘을 쓰지 못하니 비긴 경기도 많다.

그렇지만 SK는 여전히 '단단하다.' 마운드에서는 김광현 송은범이 건재하고 늘 저평가되는 타자들도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타선 집중력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 하는 것이 박경완 공백을 채우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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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아픈 주전 타자가 없었고, 기동력을 잃었지만 그래도 팀 득점 2위(5.34점)다. 제대로 된 선발 투수가 없다시피 해도 KILL 라인은 굳건하다. 최근 몇 년간 그랬듯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올해도 버텼다.

연패를 끊어줄 에이스가 없다는 건 여전히 숙제지만 잘 돌아가던 불펜이 시즌 중반 흔들리는 건 퍽 드문 일. 건강한 타자들이 상대 배터리들 가슴을 철렁하게 할 수만 있다면 분위기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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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는 리그 최강이다. 투수는 서재응 한기주가 이번 시즌 부진하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 간혹 어이 없는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전체젝인 수비 짜임새도 탄탄하다. 문제는 FC 기탈리아. 최희섭(.870), 김상현(.859)을 제외하면 OPS(출루율+장타율) .850을 넘긴 타자가 없다.

하지만 야구는 투수 놀음. 게다가 KIA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마치 '기어를 바꾸듯' 분위기를 탔다. 최근엔 적어도 4단이다. 마지막 기어를 바꾸기 위해선 활력이 필요하다. 후반기 이용규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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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롯데는 19승 30패로 리그 7위였다. 이후 42경기에서 롯데는 29승 13패로 승률 .690을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두 번째로 승률이 높은 삼성은 .575다. 그토록 애태우던 SK를 만나서도 5승 3패로 선전했다. 롯데는 확실히 버전업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한화를 9번 만나 모두 이겼다는 걸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제 한화와 남은 경기는 4 경기, 대신 이 상승세에도 2승 3패로 근소하게 뒤진 삼성과 8 경기가 남았다. 꼭 순위 경쟁 때문이 아니더라도 삼성을 이겨야 가을에 야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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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보다 공격이 강한 삼성을 보는 건 참 오랜만이다. 양준혁(OPS .983)은 올해도 '동자공', 끝날 듯 말 듯 유혹을 이어가는 명철신도 아직 .849다. 젊은 피 이영욱도 .911이나 치고, 최형우(13개) 박석민(12개) 채태인(11개)도 모두 두 자릿수 홈런을 보탰다.

관건은 스타일. 이 팀은 선동열 감독 부임 이후 줄곧 '투수 중심 팀'이었다. 권혁은 그런 대로 버티고 있지만 오승환, 정현욱이 작년만 못하고 새 외국인 투수도 아직 물음표다. 옛 장점을 새 장점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재계약에 성공한 선 감독의 선택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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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최강 팀'을 만들려면 KIA 수비와 히어로즈 공격을 섞으면 된다. 팀 평균 득점(5.37점), 팀 OPS(.816) 모두 1위다. 히어로즈는 잽과 훅 모두 뛰어난 권투 선수 같다. 홈런(108개)은 한화(126개)에 이어 리그 2위, 도루(119개)는 리그 1위다.

거꾸로 투수력은 완전 동네 북. 이현승을 제외하면 사실상 '선발이 없다.' 구원 투수도 '불완전한' 신철인 혼자다. 명투수 출신 김시진 감독의 투수 운영이 아쉬운 순간도 여러 차례. 이제 더 튀어 나올 투수도 없으니 고비를 넘기기 쉽지 않을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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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LG는 888577하던 시절 롯데가 생각난다. 리그를 압도하는 4번 타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 데뷔 이후 최고로 타오른 타자 한 명. 자유계약선수(FA)들도 평균은 한다. 덕분에 봄에는 반짝. 하지만 시즌이 끝나면 다시 익숙한 그 자리. 사생활 문제를 일으키는 선수도 당연.

이순철 감독 때부터 실패한 우규민 카드는 올해도 실패, 이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구원 투수 정찬헌은 평균자책점이 5.59나 된다. 이 팀 평균 실점이 5.59점이다. '희망고문'이 얼마나 계속되어야 할까? 김정민이 광주에서 실려나가던 그 순간 이 팀은 희망을 잃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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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좋다고 수비 안 되는 선수들을 잔뜩 모아둔 모양새. 투수들이 있는 대로 얻어 터지니 야수만 나무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출루도 못하고 찬스에서 잘 때리지도 못하니 "타점이란 1점 홈런"일 뿐.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모를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

반전? 이 팀이 현재 4위인 롯데와 같은 승률을 기록하려면 후반기에 40승 5패(승률 .889)를 거둬야 한다. 올해는 괜한 힘을 쓸 때가 아니다. 미안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 그래프에 사용된 기록에 관해

  • 출루는 각 팀의 출루율을 기준으로 했으며, 장타력은 IsoP가 기준으로 사용됐다. IsoP는 Isolated Power의 약자로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값이다. 이는 장타율에 타율이 개입된 점을 고려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3타수 3안타를 모두 단타로 기록한 선수는 타율과 장타율이 모두 1.000이다. 실제 장타는 하나도 없지만 말이다. 이 경우 ISO는 .000으로 해당 선수에게 장타 능력이 없음을 보여준다.

  • 기동력은 각 팀의 경기당 평균 도루수를 기준으로 했으며, 클러치는 각 팀의 득점권 타율을 기준으로 작성됨.

  • 선발과 구원 투수의 능력 측정에는 FIP가 사용됐다. FIP는 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의 약자로 전체 실점 가운데 투수가 책임져야 할 점수를 보여주는 메트릭이다. 보로스 맥라켄이 주장한 DIPS(Defense Independent Pitching Stat.)의 수학적 원리만을 뽑아 Tango Tiger로 알려진 세이버메트리션이 창안해 냈다. 공식은 FIP = ( 13 × 홈런 + 3 × 사사구 - 2 × 삼진 ) ÷ 이닝 + 보정용 상수

  • 야수의 수비 능력 측정에는 DER을 사용. DER은 Defense Efficiency Ratio의 약자로 인플레이된 타구(Balls In Play) 가운데 몇 %가 아웃으로 처리됐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상대 타자가 10개의 공을 때려 그라운드 안에 공이 머물고 있을 때 이 가운데 3개만 안타로 연결됐다면 나머지 7개의 타구, 즉 70%의 타구가 아웃으로 처리된 것이다. 이 경우의 DER은 .700이다. 공식은 DER = ( 상대 타자 - 안타 - 삼진 - 사사구 - 에러로 인한 출루 허용) ÷ ( 상대 타자 -홈런 -삼진 -사사구 )

  • 잔루 처리 비율은 출루를 허용한 모든 주자수를 실점으로 나누어 계산.

  • 그래프에 사용된 수치는 정규화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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