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모이어는 10월 15일 월드시리즈 3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 역대 최고령 월드시리즈 데뷔 선수가 됐다.
모이어는 1986년 7월 16일 스티브 칼튼(필라델피아)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러 승리로 장식했다. 모미어는 그해 시즌 절반만 뛰고도 7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만 32세가 되기 전까지 모이어가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것은 데뷔 이듬해 인 1987 시즌과 1993 시즌 두 번뿐이었다. 모이어는 1992년을 통째로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모이어가 처음으로 20승 투수가 됐을 때 그는 만 38세였고, 만 40세에 다시 21승을 거둬 40대에 20승 이상을 기록한 역대 7번째 선수가 됐다.
모이어는 40대 나이에 시애틀에서 전성기를 보냈지만 빌 바바시 단장은 노쇠화를 이유로 그를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 시켰다.
필라델피아와 재계약을 맺은 지난해 14승을 거둬 건재함을 과시한 모이어는 올해 16승을 올렸고 데뷔 22년만에 월드챔피언 반지를 얻었다.
우리는 더러 너무 쉽게 선수의 능력에 선에 긋는다.
"왜 자꾸 쟤를 쓰지?" "완전 양아들이네. 방출 좀 시키라고"
하지만 누군가의 능력을 '단정' 짓는 것보다 위험한 건 없는지 모른다.
어떤 투수 코치가 빠른 공을 던질 줄 모른다고 모이어를 내쳤다면 우리는 통산 246승 투수를 지켜보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이 때 팀 마다 슬그머니 방출 선수 명단을 내놓고 있다.
그 가운데 일부는 누군가 자기 능력을 너무 빨리 단정 지었다며 원망하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는 제2의 제이미 모이어, 아니 전병호를 잃어버린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