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진루타? 타타타!


먼저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리플을 달아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역시 여러분은 '진루타'를 무척이나 사랑하시나 봅니다. 혹시 그게 중계진들이 하도 진루타를 강조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뇌'당하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십니까?

아웃이 되어도 주자를 진루시켰으니 할 만큼 해준 거다? 그게 제가 말씀드린 '최악의 최선' 아닌가요? 동점 기회로 갈 수 있는 진루타? 그래서 어제 상화에서 결국 동점이 됐나요? 물론 안타가 터졌더라도 홈에서 횡사할 수 있습니다. 그게 아구죠. 하지만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드린 그 어떤 형태의 진루타가 아니라면 팀은 득점을 올릴 수 없습니다. 공격의 제 1 목적은 득점입니다. 아닌가요?

바로 아랫분은 또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점수차가 벌어졌을 때 진루타라? 박노준 위원께서 '홈런보다 소중한 진루타'를 말씀하셨던 시점은 6회말 두산 공격이었고, 두산이 1대 0으로 지고 있었습니다. 동점 주자였던 전상렬 선수, 무사에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경환 선수의 진루타로 1사 3루가 됐습니다. 원문에도 썼지만, 이 순간 진루타가 의미가 없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당연히,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홈런'만큼은 아니다, 이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경기가 박빙일 때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 높을까요, 아니면 점수차가 벌어졌을 때가 그럴까요? 그리고 어떤 순간의 플레이가 경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까요?

삼성필승! 님께서 주신 의견도 물론 훌륭하신 의견입니다. 하지만 삼성필승! 님께서 하신 주장은 진루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 그분께서 하신 말씀은 안타에 대한 이야기지, 진루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진루타란 이미 누상에 나가 있는 주자는 진루시키면서 자신은 아웃으로 처리되는 플레이를 가리키는 표현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삼성필승! 님께서도 홈런에 너무 집중하셔서 그렇지, 글을 쓰시는 도중에 진루타보다 단타가 더 낫다는 걸 은연중에 인정하신 셈입니다. 의도하시지는 않았겠지만 말입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아래로 달린 리플, 전부 진루타에 대한 의견이 아닙니다. 모두 안타에 대한 얘기죠. ^^

진루타는 자기는 죽는 겁니다. 주자는 한루 더 가고, 자기는 죽는 행위.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진루타라는 건 아웃 카운트 하나를 소비하는 행위입니다. 그렇지 않고 주자도 진루시키고 자신도 살아 나가는 행위의 공격에는 진루타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자를 1루 진루시키는 건, 아웃 카운트 하나와 맞바꿀 만큼 높은 가치를 갖는 게 아닙니다. 때로 1점을 주더라도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게 수비 측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아웃 카운트의 가치란 높은 것입니다.

실제로 데이터가 나와 있는 MLB의 경우, 승부처에서 진루타가 승률과 맺는 상관관계는 .283 정도입니다. 삼성필승! 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안타를 치는 등의 행위로 출루에 성공한다면, 즉 출루율과 승률과의 관계는 .841입니다. 당연히 지금 내가 살아나가는 게 팀의 승리에 더 도움이 됩니다. 내가 죽고 앞선 주자를 진루 시키는 행위는 팀의 승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포스트 시즌은 다르다구요? 네, 그럴지도 모릅니다. 뉴욕 양키스가 월드 시리즈에서 무너졌을 때, 현역 시절 양키스 소속으로 뛰면서 챔피언 반지를 끼었던 대럴 스트로베리 氏 또한 마찬가지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자신이 현역으로 뛸 땐 무조건 휘두르기보다 진루타를 염두에 두고 플레이했다. 하지만 요즘 선수들은 너무 홈런에만 의존한다.

양키스가 월드 시리즈에서 탈락했던 2시즌 동안, 그들은 포스트시즌에서 .310의 진루타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3연속 월드 챔피언이 되었던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그들이 포스트 시즌에서 기록한 진루타 비율은 .268이었습니다. 정말 진루타가 승리에 도움이 될까요?


댓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