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1

어제는 모처럼 야구장 산책을 나갔습니다. 집에서 정말 모처럼 응원방에 들렀다가, 8회가 가까워졌길래 운동 할 준비를 하고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야구장 산책을 할 때는 대체로 외야쪽에 주로 앉는데, 모처럼 1루측 내야 출입구를 통해 들어갔더니 장원진 선수 아웃되어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더라구요.

결국 송신영 선수가 임재철 선수 상대하는 딱 한 타석밖에 보지 못했는데, 정말 완급 조절이 잘 되더라구요. 그냥 이번에만 좋은 건가? 하고 생각하기에 이미 주워듣고 온 정보가 있는지라. 아, 정말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로 커브인가요? 그 느린 변화구를 던지는 타이밍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시헌 선수 상대할 때도, 처음에 볼도 심판의 판정이 다소 짠 듯한 인상이었고, 결국 마지막 투구가 된 스트라이크 역시 순간 타자를 움찔하게 할 만한 공이었죠. 그 다음에 물집 잡혀서 내려가는데, 관중석에 앉아 있을 때는 손톱이 깨진 줄 알았는데 기사를 보니 물집이네요, 얼마 없는 관중들 모처럼 기립박수를 ^_^

얼마 안 되는 관중이긴 했지만, 정말 투수가 내려오는 데 기립박수 치는 걸 본 게 얼마만의 일인지 ^^; 그리고는 조용준 선수 올라가서 던진 초구에 그대로 손시헌 선수 아웃 처리. 볼 때마다 조용준 선수는 참 저런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볼을 던질지 정말 신기합니다. 김병현 선수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어쩌면 더 심한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죠? 조용준 선수 가까이서 보면 참 절대 마무리 투수라고 보기엔 좀 왜소한 체구인데 말이죠. ^^; 지난번엔 옆에 나란히 한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도, 채종국 선수가 부르기 전까지는 옆에 같이 걷던 사람이 조용준 선수는 물론이거니와 야구 선수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죠. -_-;

8회말 서튼 선수는 사실 좀 어이없는 볼에 삼진 ^^ 뭐 제가 앉아 있는 관중석 각도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방망이가 나갈 만한 타구는 아니었는데 좀 아쉽더라구요. 그리고 정성훈 선수, 초구에 스트라이크가 들어왔는데 판정에 불만이었던지 그대로 방망이를 놓아 버리더군요. 그리고는 한참만에 다시 방망이를 집어 들었습니다. 자세한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별로 좋은 모습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_- 중전 안타로 1루에 나갔다가 이택근 선수의 병살 플레이 때 2루심과 오랫동안 웃으며 얘기를 나누던데, 뭐 그 얘기가 오가지 않았을까, 혼자 한번 추측해 봤습니다. 뭐 저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 병살을 막을 생각 없이 당연히 죽을 거라는 생각으로 뛰어 간 태도에 대한 얘기였는지도 -_-

아, 저 에릭 군 좋아합니다. 괜히 뭐라 그러는 것 같긴 한데, 오재영 선수 등판할 때 좀 어이없는 실책을 해주는 게 좀 찜찜하긴 하지만, 그만한 3루수가 어디 있답니까? 어차피 가야 되면, 얼른 군대 갔다가 오길 바랍니다. 본인을 위해서나 팀을 위해서나 그게 최선이겠죠. 브룸바가 3루를 보던 기억은 참 ^^; 생각해 보니 예전엔 김경기 선수도 3루 봤군요.

그리고 9회초는 조용준 선수가 깔끔하게 3자 범타로 처리, 경기가 끝났습니다. 예전엔 조용준 선수 위태한 모습이 너무 많이 보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높은 방어율을 보고도 그것밖에 안 된단 말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젠 자기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사실 세이브에도 운발이 있다면, 이번 시즌 조용준 선수의 세이브는 운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여튼 모처럼만에 찾아간 야구 산책에서 이기는 경기도 봤고, 1루측 관중이 3루보다 많은 것도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상대팀이 기아 or 롯데일 때 주로 많이 갔으니 당연한 귀결일지도. ^_^, 원래 사람들이 이렇게 따뜻한 박수를 쳐주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게, 모처럼의 3연승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 야구 자체를 즐기라는 말이 있지만, 야구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응원하는 팀이 이겨주는 거죠 ^^;


# 2

어제 경기까지 현대는 89경기를 치렀습니다. 이제 남은 경기는 37경기. 시즌의 2/3이 조금 지난 시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한번 현대의 이번 시즌 1/3이 지난 시점부터 2/3이 되기까지 어떤 모습을 보였나 한번 점검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6/1부터 어제까지 현대는 총 41경기를 치렀습니다. 원래 오늘 경기까지 42경기를 대상으로 삼으려고 했는데, 비가 내리를 폼을 보니 오늘은 아무래도 경기가 없을 듯 싶네요. 그래서 한번, 어제 경기까지로 대상을 한정 짓겠습니다. 왜 엑셀 양이 글에 안 등장하나 궁금해 하셨던 분들, 이제부터 엑셀 양이 등장하니 마음 편히 놓으세요 ^^;

지금 엑셀 양이 아이스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느라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요,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한번 엑셀 양의 누드 사진을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증명사진은 많은 분들의 컴퓨터 바탕 화면에 등록되어 있을 터이니 생략토록 하겠습니다.



요즘 남들 다하는 뽀사시 처리를 하지 않았다지만, 그래도 사실 딱히 뛰어난 몸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총명함과 그림 솜씨라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일러스트 양이 엑셀 양보다 그래프를 더 잘 그린다는 건 인정하지만, 다른 노가다는 엑셀 양이 다 했는데 그래프만 일러스트 양에게 맡기는 건 모종의 배신행위라는 생각이 들어, 현재까지 엑셀 양에게 믿고 의존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국 엑셀 양의 그래프는 포토샵 양에 의해 jpg로 전환되는 법, 포토샵 양도 이번 게시물부터 자기의 존재를 좀 알려달라는 부탁을 해 왔기에 약간 포토샵 양의 노고를 치하하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한번 6/1부터 현대의 평균적인 게임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를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6/1부터 현대가 치른 경기의 승리팀 점수 그래프입니다. 저 가운데 몇 %가 현대의 점수일까요? ^^; 모릅니다. -_- 정말 모릅니다. -_- 이 중요한 걸 안 했다는 사실을 지금 알게 됐는데, 엑셀 양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걸 괜히 깨우고 싶지가 않아서 패스 -_-



이어서 그럼 어떤 형태의 점수가 가장 많이 나왔을까를 알아보겠습니다. 현대가 4-5로 패한 경기가 6경기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뒤를 각각 2경기씩 기록한 다섯 가지의 경우가 잇고 있습니다. 그밖의 스코어는? 41-6-2x5가 되겠죠. 곱하기를 먼저 하고 빼시는 점 잊으시면 이경규 됩니다. -_-



통계에 있어 여러 가지 대푯값이 있지만, 점수차에 있어선 최빈값, 즉 4-5로 패하는 경기가 6/1부터 현대를 대표하는 값으로 정하고 싶은 생각이 살포시 들었고, 그대로 밀어 부칠랍니다.

그럼 현대와 현대를 상대한 팀들은 몇점을 가장 많이 기록했을까? 그래프를 보시면 ;



역시나 4, 5점이 가장 많습니다. 상대팀 5점을 뽑은 게 그리 많지 않은데, 다 이겼나 보네요. 엑셀 양을 깨우면 금방 알 수 있겠지만, 깨우지 않을 거라는 말씀 이미 드렸습니다. 하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_-, 지금 알아 봤더니 상대팀은 5점을 냈을 때 딱 한번 패했네요. 8-5로. 상대는 SK였습니다.

양팀 토탈 3점이 가장 많이 난 점수였지만, 원정 팀은 3점을 그렇게 많이 내지 못했고, 5점과 4점은 양팀 모두에서 골고루 가장 많이 생산된 점수입니다. 게다가 최종 결과 역시 4-5가 가장 많았음으로, 이 점수를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 점수를 내려면 안타를 몇 개나 쳐야 할까요?


블넷, 실잭이라고 친 거 아닙니다. -_-

그래프를 보시면 4점이 나기 위해서는 약 8.7개의 안타가 필요합니다. 5점은 8.4개. 편의상 4점은 9개, 5점은 8개로 하겠습니다.

이제 실책 개수를 알아보겠습니다. 가장 많은 에러 기록은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그래도 0-0인 게 가장 많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현대쪽에서만 실책 하나를 기록한 경기가 16번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상대방 혼자서만 실책을 기록한 경우가 16번이니 다소 뼈아픈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냉정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럼 각 득점별로 실책은 몇 개나 발생됐을까요?



5점은 0.5가 넘어 감으로 1개, 4점은 0.5 이하로, 편의상 반올림을 통해 1-0을 지지하겠습니다. 위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최빈값으로 나타났음으로 밀어부칩니다.

볼넷은 어떨까요?


블넷이라고 쓴 거 정말 아닙니다. -_-

실책의 경우처럼 반올림 하자면, 4점에 6개, 5점에 5개 정도가 발생했습니다.

그럼 이닝별 득점 분포는 어떻게 될까요?



7회에 가장 많은 점수가 났고, 6회, 8회, 4회 순입니다.

하지만 4, 5점을 한 이닝에 뽑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이닝 별로 뽑아낸 점수를 보겠습니다.



사실 5점을 기록했을 때는 몇 회에 났는가, 4점을 기록했을 때에는 몇 회에 점수가 났을까,를 약간의 노가다를 통해 알아보면 좋겠지만, 윗것들의 압박이 있는지라 주관적으로 정하겠습니다.

현대는 6회에 1점을 가장 많이 생산했고, 2점은 8회에 가장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그래도 아직 한 점이 남습니다. 그래서 다시 1점을 두 번째로 많이 낸 이닝을 알아보면, 4회와 8회가 남습니다. 8회에는 이미 2점을 냈음으로 선택은 4회가 되겠습니다.

상대팀은 7회에 1점을 가장 많이 뽑아냈습니다. 2점은 2,3,6,7회에 가장 많이 생산됐지만 7회는 1점을 위해 선택되었음으로 탈락. 3회는 한 이닝에 8점이나 쏟아 낸 적이 있어서 탈락. 결국 선택은 2회와 6회가 되겠습니다.

이제 하나가 남았습니다. 홈/원정 경기의 선택 여부입니다. 현대는 이 기간 동안, 홈에서 16경기, 원정에서 26경기를 치렀습니다. 게다가 제주에서 치른 3연전도 사실상의 원정 경기라는 걸 감안하자면, 거의 원정 경기를 치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을 요약해서 최종 스코어표를 작성해 보면 ;



동점까지 따라간 후 점수를 내 주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8회에도 두 점을 추가 하면서 다음 날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하는 것 나쁘지 않겠죠? 6회 실점이 실책으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떠오르는 건 왜 일까요? -_-; 안타와 볼넷이 더 많음에도 패한 게 안타깝습니다.

엑셀 양과의 데이트일 뿐이니, 그냥 재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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