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 Pedro, Nomar와의 결별 그후...

Pedro가 떠났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BoSox팬들은 여전히 마음이 저려온다. 한 문장 덧붙이면 마음은 더더욱 아리다. Nomar가 떠났다. Pedro도 떠났다. 그리고 한때 보스턴의 심장이던 두 선수는 이제 각각 Dodgers와 Mets에서 '06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순간은 영원히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한번 이 둘의 이번 시즌을 전망해 보자.


1. Pedro Martinez




'04 시즌 Pedro Martinez는 3.90으로 생애 최악의 방어율 기록했다. 비록 생애 최악이라고는 하지만 3.90의 방어율은 리그 평균 4.87에 비해 여전히 25%나 높은 수치였고, 33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217이닝 동한 기록한 RSAA 24 또한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GM Theo를 비롯한 BoSox FO는 그를 붙잡지 않았다. 부상 전력이 있는 데다 '71년生의 적지 않은 나이였기 때문이었다. 결국 Pedro는 Mets와 4년간 $54M에 계약하며 Fenway Park를 떠났다.

이런 BoSox FO를 비웃기라도 하듯 Pedro는 Mets에서 217이닝(15위)을 던지는 동안 방어율 2.82(4위)을 기록하며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다. 리그와 구장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그의 ERA+는 148로 전년의 125를 웃돌았다. 그 결과 RSAA 역시 43(4위)으로 크게 좋아졌다. 208개의 삼진 역시 리그 4위 기록이었다. 계약이 만료될 때 만 36살이 되는 4년 계약은 현명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Pedro를 잡지 않은 건 그리 잘한 선택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의 K/9는 8.63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다른 투수였다면 칭찬받을 만한 수치다. 하지만 Pedro에게 있어 이는 '95년 8.04를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기록이다. 방어율이 3.90이던 지난해에도 K/9는 9.41이었다. 게다가 꾸준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분명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상대 타자의 69.3%가 그의 투구를 인플레이시켰다. 물론 이는 데뷔 이래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언텨쳐블이 아니다.





볼이 인플레이 된다고 해서 우려할 건 없다. 그는 DER .752의 수비 지원을 받았다. Mets 팀 전체 DER 또한 .702로 안정적이었다. 따라서 탈삼진 능력이 떨어졌다 해도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한편, '04시즌부터 타자들은 그의 볼을 공중으로 띄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타구 가운데 7.5%만이 담장 밖으로 넘어갔을 뿐이다. 구장 효과를 반영해도 그 비율은 9%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도 타자들은 여전히 그를 상대로 강한 타구를 날리지 못하고 있다. Pedro가 허용한 LD%는 16.9%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NYM에서의 두 번째 시즌은 그리 밝지만은 않을 걸로 보인다. 오프시즌 동안 Mets는 Carlos Delgado와 Paul Lo Duca를 영입했다. Delgado는 지난 시즌 51의 RCAA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분명 타석에서 그는 Pedro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수비라면 또 얘기가 다르다. PMR로 볼 때 그는 리그에서 가장 수비가 나쁜 1루수 가운데 한명이었다. 수비로 정평난 Doug Mientkiewicz가 지킬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얘기다. 따라서 타구가 계속해서 인플레이 된다면 이는 분명 수비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Lo Duca의 경우는 더 심하다. 그의 '05 시즌 RCAA는 -8로 공격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아니었다. 수비 역시 RAA -5를 기록, Piazza의 -7과 별반 차이가 없는 성적을 올렸을 뿐이다. 하지만 Piazza는 더 하락할 거라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PECOTA는 생각이 다르다. '06 시즌 Piazza의 VORP는 10.4로 전망된 데 비해, Lo Duca는 9.2밖에 되지 않는다. 만 37세(Piazza)는 포수로 분명히 많은 나이지만, 만 34세(Lo Duca)도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Pedro 자신의 K/BB가 하락중이다. 물론 ‘05 시즌 4.43의 기록으로 NL에서 가장 높은 K/BB를 기록한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는 시즌 초반 많은 양의 삼진을 잡았던 탓이다. 실제로 그는 4월 한달 동안 삼진 46개를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6개밖에 내주지 않는 놀라운 모습(K/BB 7.6)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꾸준한 하향세를 기록했고, 이는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05 시즌은 확실히 Pedro에게 있어 변화의 시기였다. 구속은 줄었지만 수 싸움은 확실히 늘었다. 예전에 비해 타자들이 그의 공을 덜 두려워하게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를 상대로 강한 타구를 만드는 데는 애를 먹고 있다. 게다가 Shea는 플라이 타구가 홈런이 되기는 어렵지만, 라인드라이브가 안타가 되기는 쉬운 구장이다. 이런 점은 분명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허용하지 않는 Pedro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것 아니다. 불안한 1루 수비로 인해 내야수의 실책은 소폭 증가할 것이고, 볼넷 허용이 계속 증가하는 것도 좋은 징조는 못 된다. 그러나 종합해 보면, 이 모든 게 Pedro이기 때문에 부족하고 아쉬워 보일 뿐이다. 사실 여전히 거의 모든 수치들은 안정적인 영역을 벗어나지 않았다.

어쩌면 이제 다시는 모든 MLB 팬을 깜짝 놀라게 했던 그런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리그 최상위 레벨의 선발 투수 가운데 한명이고, 팀은 공격력 측면에서 업그레이드 된 게 사실이다. 따라서 승수를 쌓는데 어려움을 겪을 일은 별로 없어 보인다. '02 시즌 이후 처음으로 20승 투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2. Nomar Garciaparra

계속해서 Nomah(의도적 오타입니다.)의 '06 시즌. 보스턴 시절의 Nomah를 기억하는 Nomar의 팬들에게 그의 1루수 전향은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닮음꼴 점수(Similarity Scores)를 보면 여전히 그와 가장 유사한 선수는 Miguel Tejada(863)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점점 이 점수에서 Tejada와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1루수 Nomar는 분명 이질감이 드는 조합이다.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커리어 전체뿐 아니라 연령대별로 가장 가까운 성적을 올린 선수들을 제시하고 있다. Nomah와 가장 가까운 선수로는 세 명이 뽑혔다. 바로 Yogi Berra(만 23세), Ernie Benks(24-30) 그리고 Chick Hafey(31) 등이다.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대선수들이다.

그리고 Nomah 역시 한때는 명예의 전당을 향해 순항중인 것처럼 보였다. 그는 AL 3대 유격수 가운데 한명이었으며, 우타자로는 드물게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 무렵 A-Rod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I'm the youngest, Jeter's the richest, and Nomar's the best."

그러나 그는 지난 시즌 후반기에 이미 3루수로 경기에 출장 292 2/3이닝을 뛰었고, 이제 1루수 전향이 내정된 상태로 '06 시즌은 Dodgers에서 맞이하게 됐다. 최대 $4M의 인센티브가 걸리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6M짜리 계약, 그역시 Nomar에게 어울리는 금액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포지션 전향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커리어의 새로운 출발선 앞에 당당하게 나섰다. WBC 출전까지 포기한 채, Nomah로 거듭나기 위한 Nomar의 도전이 시작됐다.

Nomar는 최근 몇 년간의 부진에도 통산 타율 .320을 기록중이다. 통산 OPS+ 역시 132나 된다. 그러니까 타자로서의 Nomar는 여전히 무시하기 힘든 존재라는 것이다. 얼마나 1루 수비에 적응할지 알 수 없지만 (Kent를 2루수로 쓰는 것도 현명한 처사는 아니다.), 수비 부담이 주는 만큼 타격 기록에 있어서는 분명 기회인 것만큼 틀림없다. 무엇보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늘어난 게 고무적이다.




지난해 부상의 여파로 100게임이나 결장했지만, 그는 전체 타구의 25.4%를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날려보냈다. 그것도 시즌 말미에 더더욱 상승세를 보였다는 건, 타격감이 어느 정도 돌아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징후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게다가 Wrigley Field는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감소하는 구장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희망적이다. 그럼에도 그의 BABIP는 .284밖에 되지 않았다. 운이 나빴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하지만 Dodger Stadium 역시 라인드라이브에 그리 호의적은 구장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2루타로 연결될 비율이 리그 평균에 비해 11% 가량 낮다. 3루타 역시 줄어든다. 이는 우중간으로 타구를 날리는 데 가장 큰 장점이 있는 Nomar에게 별로 득이 될 게 없는 조건이다. 좋은 타구를 날리더라도 그 결과가 좋지 못한 경우가 종종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어떤 성질의 타구를 때려내는 것보다는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때려내는 게 낫다. 그것도 땅볼이 줄어듦과 동시에 LD%가 증가한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공을 때려내는 능력에 있어 그는 확실히 Nomah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이제 공을 얼마나 세게 때릴 수 있느냐 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멀리 보낼 수 있느냐로 새로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





그의 통산 출루율은 .367로 괜찮아 보이긴 하지만 IsoD는 .047로 좋은 수준이라 하기 어렵다. 그러니까 출루율의 대부분이 타율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배드볼 히터고 서두르는 타자다. 통산 BB/K는 0.67이고, P/PA도 3.18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제 커리어 후반이 시작될 타자에게 갑자가 참을성을 기르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파워를 되찾는 일이 급선무다.





지난 시즌 Nomar의 IsoP는 .170밖에 되지 않았다. 통산 기록 .224에 비해 54포인트나 낮다. 물론 그 전까지 Nomar는 Fenway를 홈으로 썼고, 그린 몬스터는 2루타를 급격하게 늘려준다. 놀랍게도 그 비율은 76%에 달한다. 반면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Dodger Stadium에서는 오히려 11%가 준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플라이 타구가 2루타 될 가능성 또한 10%가 준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2루타를 때려내는 데 있어 라인 드라이브 타구와 플라이 타구가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 구장이 Dodger Stadium이다.

여기서 우리는 Dodger Stadium에 대한 오해를 풀고 갈 필요가 있다. 파크 팩터를 알아보면, Dodger Stadium은 득점이 주는 구장인 건 맞다. 득점 팩터는 87이다. 이 점은 투수에게 몹시 유리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홈런은 오히려 늘어난다. 지난 3년간 오른손 타자의 홈런 팩터는 106으로 오히려 타자에게 유리하다. 플라이볼이 다른 구장에 비해 많이 발생하며, 다른 구장에 비해 10% 가량 많은 플라이 볼이 담장 밖으로 날아간다.

이점이 고무적인 이유는 타격이 부진했던 지난 3년간에도 Nomar는 플라이볼 투수를 상대로 .331/.375/.524의 준수한 타격 라인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영원한 라이벌 SF의 Jason Schmidt, 역시 같은 지구 소속 Arizona의 Russ Ortiz, San Diego의 마무리 Travis Hoffman 등이 모두 플라이볼 투수다. 게다가 Colorado의 홈구장 Coor Field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물론 플라이 타구 역시 효과가 극대화 되는 곳이다. 따라서 Nomah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플라이 타구를 만들어 내도록 스윙 메커니즘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가장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는 BP의 PECOTA는 '06는 Nomar의 타격 라인을 .273/.324/.427로 전망하고 있다. GPA .253의 불안한 수치다. 반면, Bill James 방식은 .307/.359/.506으로 아주 희망적이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 계산된 GPA .288조차 지난해 NL 1루 평균 .284보다 겨우 4포인트 높을 뿐이다. 따라서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Nomar가 단번에 Nomah로 다시 태어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Nomar의 팬들이면 모두가 바라겠지만, 우선 건강을 유지하는 게 급선무다. 그리고 부상에서 완쾌됐다면 타격에서 손목 사용을 좀더 늘릴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말미에도 타격 타이밍에 앞쪽에 잘 둔 것 같았다. 따라서 손목을 서서 플라이 타구를 좀더 만들어 내야 한다. 플라이 타구가 늘지 않으면 그리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많은 홈런이 목적이 아니다. 많아야 20개 안팎일 것이다. 그러나 깊숙한 우중간 타구가 아니면 Nomar는 Nomah가 될 수 없다.


댓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