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1 총평 ; 93.9%의 지구 우승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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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는 53승 34패()로 ML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승률(.609)을 기록하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승차 없이 2~3위를 차지한 토론토, 양키스와는 10게임차. 레드삭스는 '07 시즌 전반기 AL 동부 지구의 절대 강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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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역시 이런 사실에 강한 지지를 보낸다. 남은 시즌을 이 방식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레드삭스가 AL 동부 지구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무려 93.9%나 된다. 다른 지구 1위 팀의 확률이 70%에 머문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정말 절대적이라고 할 만한 수치다.

물론 양키스는 언제든 무섭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양키스의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올스타 경기가 벌어진다는 건 이미 시즌의 60% 정도가 진행됐다는 이야기다. 지금처럼 승률 5할 밑에 쳐져 있지는 않겠지만, 작년 같은 대역전을 이루기엔 시간이 다소 모자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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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07 시즌 AL 동부 지구 챔피언은 보스턴 레드삭스가 될 것이다.


#2 공격 ; 군데 군데 뚫린 구멍

강한 공격력으로 상징되는 팀이 435득점(AL 7위)에 그쳤다는 건 사실 고민해 볼 문제다. 특히 팀 출루율(.358)이 AL 전체 1위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어쩌다 이 팀이 이렇게 파워를 잃어버리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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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구성원 가운데서는 '매니 빙 매니'가 제일 문제였다. 매니 라미레즈는 전반기를 .284/.384/.465로 마감했다. ISO .181은 확실히 매니답지 못한 기록이다. 지난 5년간 그의 평균 ISO는 올해보다 100포인트 이상 높은 .291였다.

이러니 타점 머신의 이미지를 잃어버린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303 타수를 기록하는 동안 라미레즈의 타점은 45개.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훌리오 루고의 타점보다 겨우 5개가 많을 뿐이다.

4번 타자가 부진하니 늘어나는 건 잔루뿐이다. 그래도 매니 라미레즈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파워가 살아나는 타입의 선수니 그저 믿어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언제 그랬냐는 듯 시즌이 끝나고 나면 100 타점을 넘길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다.

문제는 매니뿐 아니었다. 사실 최근 2년간 영입된 선수는 모두가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전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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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드류의 경우 그래도 6월에 .325/.404/.558을 치며 반격의 신호가 보인다. 펜웨이 파크에서 수비하는 법도 빨리 배워가는 모양새. 코코 역시 6월 이후에는 .321/.371/.491로 제 몫은 해줬다. 중견수 수비 역시 수준급. 이 둘의 경우 이제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루고의 경우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타격(.197/.270/.298)은 이미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돼 버렸고, 그렇다고 수비에서 팀 공헌도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 시즌 초반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던 알렉스 코라(.278/.326/.444)마저 최근에는 루고와 큰 차이가 없다.

과연 후반기에는 이들이 되살아나 주자들을 좀 더 수월히 불러들일 수 있을까? 페드로이아(.318/.400/.450)가 믿음에 부응해 준 것처럼 이들 또한 믿고 기다려주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실 다른 팀에게는 엄살로 들릴지도 모를 이야기일 테니까.


#3 수비 ; 최고의 발견 오카지마!

마운드에서는 단연 오카지마 히데키가 MVP다. AL에서 오카지마(2.64)보다 높은 WPA를 기록한 선수는 시애틀의 마무리 J.J. 퍼츠뿐이다. 그러니까 파펠본(2.58)보다 오카지마의 WPA가 더 높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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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프 시즌만 해도 보스턴의 최고 문제는 불펜이었다. 그리고 오카지마가 없었다면 현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파펠본을 제외하자면 믿을 만한 구원 투수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오카지마의 활약이 정말로 고맙게 느껴진다. 오카지마가 없었다면 이런 압도적인 리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현재까지 AL 최고의 셋업맨은 오카지마, 그리고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 역시 오카지마다.

물론 마쓰자카 역시 준수한 전반기를 보냈다. 그는 팀 내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119⅔)을 소화했으며, 가장 많은 탈삼진(123개)을 솎아냈다. 하지만 이것을 아쉬운 현실이라고 불러야 할까? 확실히 마쓰자카라는 이름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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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쉬 베켓 역시 '드디어'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12승 2패의 성적도 성적이지만, 피홈런이 6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지난 해 베켓의 피홈런은 36개였다. 덕분에 방어율 역시 3.44(전체 24위)까지 끌어내렸다. 지난 해 베켓의 방어율 5.01은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72위에 해당하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선발 역시 이 둘을 제외하면 물음표가 붙는다. 커트 실링은 복귀는 8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웨이크필드의 너클볼 역시 나이를 먹기 시작했다. 훌리안 타바레스는 말 그대로 '땜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데이번 한삭은 장난이었고, 케이슨 가바드도 아직이다.


#4 나가며 ; 페냐를 팔 때가 된 게 아닐까?

그러니까 타선은 그렇다 쳐도, 트레이드 마감일에 맞춰 마운드는 한 번 손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현재 구성으로는 정규 시즌은 몰라도 포스트 시즌은 불안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까 기록에 비해 이름이 미덥지 못하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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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윌리 모 페냐는 여전히 꽤 좋은 트레이드 미끼가 아닌가? 또 유망주를 놓칠까 걱정하기에 앞서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10 게임차는 여유를 부려도 좋을 정도다. 하지만 레드삭스 팬들이 과연 지구 우승만으로 만족할까? 분명 어떤 식으로든 움직임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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