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분위기는 SK가 먼저 가져갔다. 박재홍의 홈런이었다. 박재홍은 지난 시즌 현대를 상대로 .360/.500/.660의 무시무시한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이 홈런으로 이번 시즌 상대 기록 역시 .286/.359/.514로 나쁘지 않다. 타점 역시 현대를 상대로 9개나 기록했다. 진정한 친정팀 킬러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홈런을 제외하자면 현대의 선발 전준호는 꽤나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펼쳤다. 1회 무사 3루의 위기도 잘 넘겼고, 이후에도 실점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에 맞는 타구를 허용하지 않으며 실점을 억제했다. 그 결과 이 경기에서 .330의 WPA를 기록하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결승 홈런을 때려낸 송지만 얘기도 짚고 넘어가야겠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송지만이 사실 중심 타선에 위치하는 게 맞다고 본다. 하지만 1번 타자로 나섰을 때 .406/.548/.625나 때린다. 지난번에 송지만 1번론을 주장했을 때보다 더 좋은 기록이다. 이러니 송지만을 1번에 붙박이로 고정시키는 것이 확실히 팀 전체 득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두산과 맞붙는다. SK도 SK지만, 두산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 역시 상대하기 몹시 버거운 상대다. 게다가 상대 선발이 리오스라는 건 확실히 부담이다. 하지만 불안한 불펜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건 그나마 위안거리다. 잠실이라면 홈런에 대한 부담도 다소 줄 것이다. 하지만 두산의 분위기 자체를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역시나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이번 시리즈에서 무너지게 되면, 정말 이번 시즌은 기대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물론 이 엄살은 충분히 떨었다. 하지만 이미 충분히 무너졌지만 마지노선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화 역시 같이 무너졌다는 점, 그리고 두산이 치고 올라오는 바람에 기아, SK가 주춤한 영향이 컸다.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지 못한다면 강팀이 아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최고 강적, 살아 남느냐 아니냐 주말 시리즈에서 현대가 강팀인지 그렇지 못한지가 밝혀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