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그대로 '대박'입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5·키움)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90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습니다.
1억1300만 달러는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과 일본 야수를 통틀어 역대 최고액입니다.
이전까지는 요시다 마사타카(吉田正尙·30)가 지난해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약 1186억 원)에 계약한 게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연도 | 선수 | 구단 | 계약 내용 |
2023 |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 6년 1억1300만 |
2022 | 요시다 마사타카 | 보스턴 | 5년 9000만 |
2021 | 스즈키 세이야 | 시카고 컵스 | 5년 8500만 |
2020 | 김하성 | 샌디에이고 | 4년 2800만 |
2000 | 이치로! | 시애틀 | 3년 1400만 |
애슬레틱 등 미국 현지 매체는 이정후 계약 소식을 12일(이하 현지시간) 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정후는 1억1300만 달러 전체를 보장받으며 4년 후에는 '옵트아웃' 권리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권리를 행사하면 이정후는 바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몸값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메디컬 테스트 등 계약 마무리 절차가 남아 있어 이정후와 구단은 아직 계약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이정후는 7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8회말 수비 도중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한 뒤 그라운드를 걸어 나왔습니다.
결국 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이 손상됐다는 진단에 따라 봉합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수술 때문에 이정후가 몸값에 손해를 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실제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이전까지 한국 타자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 1억 달러 이상을 받은 건 2013년 7년 1억3000만 달러에 텍사스와 FA 계약을 맺은 추신수(41·SSG)뿐이었습니다.
키움으로부터 1차 지명을 받으면서 2017년 프로 선수가 된 이정후는 올해까지 7년 동안 통산 타율 .340을 남겼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통산 30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가운데 2022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이정후보다 통산 타율이 높은 선수는 없습니다.
같은 기간 이정후(3.4%)보다 헛스윙 비율이 낮은 선수도 김선빈(33·KIA·2.7%) 한 명뿐입니다.
이 기간 이정후는 OPS(출루율+장타력) .898을 남긴 반면 김선빈은 .774에 그쳤습니다.
이정후는 중견수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이번 스토브리그 때 중견수 보강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적극적으로 '러브 콜'을 보낸 이유입니다.
피트 퍼텔러(34)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이정후가 10월 복귀하자 키움 안방 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직접 찾기도 했습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정후가 내년에 바로 샌프란시스코 붙박이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