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배구 여자부 KGC 인삼공사 아시아쿼터 선수 메가(왼쪽)와 왼국인 선수 지아.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대전이 드디어 '몰방(沒放)의 땅'에서 벗어났습니다. '더블 몰방의 땅'이 됐기 때문입니다.

 

정관장(옛 KGC인삼공사)은 5일 프로배구 2023~2024 V리그 여자부 광주 방문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에 3-0(27-25, 25-17, 25-16) 완승을 거뒀습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더한 정관장(4승 2패)은 승점 11을 확보한 상태로 1라운드 일정을 마쳤습니다.

 

2위 GS칼텍스(4승 1패)와 승점은 똑같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1.5 대 2.0으로 뒤져 3위입니다.

 

외국인 두 선수가 71.8%를 책임졌다는 건 한국 선수들은 28.2%에 그쳤다는 뜻

정관장은 이 경기까지 공격을 총 652번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이 중 260번(39.9%)을 아시아쿼터(AQ) 선수 메가(24·인도네시아), 208번(31.9%)을 외국인 선수 지아(25·미국)가 책임졌습니다.

 

한국 국적이 아닌 두 선수가 공격 점유율 71.8%를 합작한 겁니다.

 

개인 공격 점유율을 따졌을 때는 GS칼텍스 실바(32·쿠바)가 43.9%로 1위지만 'AQ + 외국인' 조합은 정관장이 1위입니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다행히(?) 정관장과 대전 충무체육관을 나눠 쓰는 남자부 팀 삼성화재는 이 정도는 아닙니다.

 

그저 요스바니(32·쿠바)가 공격 점유율 47.9%(539번 중 258번)로 개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따름입니다.

 

삼성화재 AQ 선수인 에디(24·몽골)는 시즌 개막전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16점을 올렸지만 이후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날 안방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3-0(28-26, 25-21, 25-22) 완승을 거두면서 남자부 선두(5승 1패·승점 14)로 올라섰습니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왼쪽)과 정관장 고희진 감독.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 팀 감독은, 규칙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팀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삼성화재와 정관장 모두 이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몰방로 이기는 게 문제인지 몰방 배구를 못 이기는 게 문제인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대로 시즌이 끝나면 '대전 남매'는 몰방 배구로 동반 우승을 차지한 2011~2012 시즌 이후 12년 만에 나란히 '봄 배구' 무대를 밟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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