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드디어 '몰방(沒放)의 땅'에서 벗어났습니다. '더블 몰방의 땅'이 됐기 때문입니다.
정관장(옛 KGC인삼공사)은 5일 프로배구 2023~2024 V리그 여자부 광주 방문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에 3-0(27-25, 25-17, 25-16) 완승을 거뒀습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더한 정관장(4승 2패)은 승점 11을 확보한 상태로 1라운드 일정을 마쳤습니다.
2위 GS칼텍스(4승 1패)와 승점은 똑같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1.5 대 2.0으로 뒤져 3위입니다.
정관장은 이 경기까지 공격을 총 652번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이 중 260번(39.9%)을 아시아쿼터(AQ) 선수 메가(24·인도네시아), 208번(31.9%)을 외국인 선수 지아(25·미국)가 책임졌습니다.
한국 국적이 아닌 두 선수가 공격 점유율 71.8%를 합작한 겁니다.
개인 공격 점유율을 따졌을 때는 GS칼텍스 실바(32·쿠바)가 43.9%로 1위지만 'AQ + 외국인' 조합은 정관장이 1위입니다.
다행히(?) 정관장과 대전 충무체육관을 나눠 쓰는 남자부 팀 삼성화재는 이 정도는 아닙니다.
그저 요스바니(32·쿠바)가 공격 점유율 47.9%(539번 중 258번)로 개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따름입니다.
삼성화재 AQ 선수인 에디(24·몽골)는 시즌 개막전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16점을 올렸지만 이후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날 안방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3-0(28-26, 25-21, 25-22) 완승을 거두면서 남자부 선두(5승 1패·승점 14)로 올라섰습니다.
프로 팀 감독은, 규칙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팀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삼성화재와 정관장 모두 이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몰방로 이기는 게 문제인지 몰방 배구를 못 이기는 게 문제인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대로 시즌이 끝나면 '대전 남매'는 몰방 배구로 동반 우승을 차지한 2011~2012 시즌 이후 12년 만에 나란히 '봄 배구' 무대를 밟을 수 있습니다.
이 포스트 제목은 <대전은 언제쯤 '몰방의 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발리볼 비키니]>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