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김하성 보블헤드 증정 소식을 알린 샌디에이고 구단 배너. 샌디에이고 홈페이지

아무리 봐도 이상합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모객용으로 나눠주는 그 인형은 영어로 'bobblehead'라고 합니다.

 

샌디에이고에서 만든 저 배너를 봐도 분명 그렇습니다.

 

분명 'bubblehead'가 아닌데 한국 대표 공영방송 KBS조차 '버블헤드'라고 씁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 따르면 'bobble'은 동사 'bob'에서 유래한 표현이고 bob은 이런 뜻입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국립국어원에서 영어 표기법을 정할 때 참고하는 자료 가운데 하나입니다.)

 

끄덕끄덕

1, 2, 3을 따로따로 해석할 필요도 별로 없습니다.

 

한마디로 (고개를) 짧게 또는 반복적으로 끄덕이는 게 bobble입니다.

 

그래서 bobblehead에는 '예스맨'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bobblehead 인형은 목 부분이 스프링이라 머리를 건드리면 끄떡끄떡 움직입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본떠 만든 이 인형처럼 말입니다.

 

머리를 흔드는 보블헤드 인형

같은 사전에 따르면 bobble은 [ˈbä-bəl]로 읽습니다.

 

국제음성기호(IPA) [ä]는 /아/ 비슷한 소리가 납니다.

 

따라서 bobblehead는 /바블헤드/ 정도로 발음하면 됩니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OED)은 bobble 발음을 [ˈbɒbəl ]이라고 적어 두고 있습니다.

 

[ɒ] 는 /오/에 가까우니까 bobblehead는 /보블헤드/가 됩니다.

 

영어 낱말 'rock'을 미국에서는 /락/이라고 소리 내는데 영국에서는 /록/이라고 읽는 차이입니다.

 

rock = 록

국립국어원은 rock을 '록'이라고 써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치로 'body'는 '바디'가 아니라 '보디', 'odds'도 '아즈' 말고 '오즈', stop도 '스탑' 대신 '스톱'이라고 써야 합니다.

 

국립국어원은 아직 bobblehead를 어떻게 써야 한다고 알린 적은 없지만 '보블헤드'가 표기법이 될 확률이 높은 이유입니다.

 

국립국어원은 영어를 표기할 때 '미국 영어에서 차용된 외래어는 미국식 발음을, 영국 영어에서 차용된 것을 영국식 발음을' 우선한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기도 합니다.

 

메이저리그는 1960년대부터 bobblehead 인형을 나눠주고 있으니까 '바블헤드'로 쓰는 것도 아주 틀렸다고 할 수 없습니다.

 

요컨대 어느 쪽이든 bobblehead가 '버블헤드'가 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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