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습니다.
LG는 2일 수원 방문 경기에서 KT에 5-4 승리를 거두고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였습니다.
LG는 3일에 경기 일정이 없었지만 2위 KT와 3위 NC가 모두 패하면 매직넘버를 지울 수 있던 상황.
NC가 문학 방문 경기에서 SSG에 7-9로 먼저 패하면서 일단 조건 하나를 충족했습니다.
이어 KT도 수원 안방 경기에서 1-3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LG가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했습니다.
LG는 그러면서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따내게 됐습니다.
LG는 그해 정규리그 4위에 그쳤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현대, 플레이오프에서 KIA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는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끌려가던 6차전에서 마해영(53)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면서 삼성에 우승 트로피를 내줘야 했습니다.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도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것도 현재까지 1994년이 마지막입니다.
이후 조계현 감독 대행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총 12명이 LG 지휘봉을 잡았지만 아무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LG는 1994년 9월 9일 인천 경기에서 당시 2위 태평양을 5-0으로 물리치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사실 LG는 이틀 뒤 잠실 안방 경기에서 우승 축포를 터트릴 생각으로 이날 노찬엽(58), 류지현(52), 한대화(63) 등 주전을 빼고 경기를 치렀습니다.
그러나 선발 투수 정삼흠(62)이 완봉승을 기록하면서 인천에서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따라서 인천 경기 결과가 중요했던 건 올해뿐만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건 1990년 페넌트레이스 우승 때도 그랬습니다.
LG가 1990년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던 9월 29일이었습니다.
LG는 이날 잠실에서 OB(현 두산)과 시즌 마지막인 120번째 경기를 치렀습니다.
0의 행진이 이어지던 승부는 9회말 김동수(55)가 끝내기 홈런을 치면서 LG의 1-0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다만 인천 연속경기(더블헤더)에서 해태(현 KIA)가 태평양을 모두 이기면 LG가 우승을 확정할 수 없던 상황.
해태는 1차전에서 10-4 승리를 거뒀지만 2차전에서 2-5로 패하면서 LG에 우승기를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LG 전신인 MBC 시절에도 역시 인천에서 우승 확정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LG는 1983년 9월 26일 부산 경기에서 롯데에 0-4로 패했습니다.
그러나 2위 팀 해태가 인천에서 삼미에 0-5로 패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후기리그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당시 프로야구는 전·후기리그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벌이는 방식이었습니다.
LG는 이해 한국시리즈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1무 4패로 챔피언 트로피를 넘겨줬습니다.
이제는 '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하기 때문에 정규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치는 일은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까지 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한 32년 가운데 정규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건 5번(15.6%)이 전부입니다.
그러니 28년 묵은 아와모리(泡盛)가 드디어 세상 빛을 볼 때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LG는 정신을 차리다 못해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는데 롯데는…
현대를 사실상 키움 전신으로 본다면 정규리그 우승을 해보지 못한 팀은 여전히 롯데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