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은 키움이 될 겁니다.
지난해까지 이 팀 팬을 자처했던 사람으로서 이런 말을 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
아니, 어쩌면 그래서 '역레발'로 다시 한번 이렇게 선언합니다.
키움은 올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할 겁니다.
아직 누구도 깨뜨리지 못한 'LG의 저주' 때문입니다.
키움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안방 경기로 열린 플레이오프(5전 3승제) 4차전에서 LG를 4-1로 꺾었습니다.
정규시즌 3위 키움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하면서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는 일)을 완성했습니다.
올해 키움은 플레이오프 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꺾은 10번째 팀입니다.
이기면 바로 한국시리즈는 플레이오프는 물론이고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물리친 3개 팀도 전부 한국시리즈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그 어떤 팀도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하지는 못했습니다.
연도 | 라운드 | 팀 | 최종 성적 |
1993 | 플레이오프 | 삼성 | 준우승 |
1995 | 플레이오프 | 롯데 | 준우승 |
2000 | 플레이오프 | 두산 | 준우승 |
2013 | 플레이오프 | 두산 | 준우승 |
2014 | 플레이오프 | 넥센 | 준우승 |
2016 | 플레이오프 | NC | 준우승 |
2019 | 준플레이오프 | 키움 | 준우승 |
2020 | 준플레이오프 | 두산 | 준우승 |
2021 | 준플레이오프 | 두산 | 준우승 |
2022 | 플레이오프 | 키움 | ? |
이런 일이 생기는 건 기본적으로 한국시리즈는 하위 팀 업셋보다 1위 팀 4전 전승이 더 흔한 무대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현재까지 이런 기록을 이어오고 있는 건 LG와 KT 두 팀뿐입니다.
KT는 2020년 플레이오프 때 두산에 딱 한 번 패했을 뿐이라 저주를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키움이 올해 한국시리즈 때 이 저주를 깨면 정규시즌 3위 팀으로는 2015년 두산에 이어 7년 만에 프로야구 정상을 차지하게 됩니다.
키움은 다음 달(11월) 1일부터 '와이어 투 와이어'로 그러니까 정규시즌 개막일부터 끝까지 1위 자리를 지킨 SSG와 7전 4승제로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벌입니다.
키움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스트라이크 존과도 싸운 끝에 SSG에 결국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LG의 저주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