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7일 프로야구 사직 경기에서 7회초 수비 도중 충돌한 롯데 렉스와 고승민.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응원팀끼리 데칼코마니도 이런 데칼코마니가 없습니다.

 

메이저리그 보스턴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안방 경기에서 '요시 그란도 시즌 인사이드 파크 호텔'을 지었습니다.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당연히, 적어도, 올해는, 이런 장면을 다시 볼 수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역시 롯데는 이런 기대를 무색하게 만드는 팀이었습니다.

 

7일 프로야구 사직 경기에서 7회초 공격 때 장타성 타구를 날린 NC 마티니. 부산=뉴스1

롯데는 7일 프로야구 안방 경기에서 7회초 1사 만루 상황까지 NC에 0-8로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롯데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문경찬(30)은 NC 마티니(32)를 상대로 시속 131km짜리 속구를 네 번째 공으로 던졌습니다.

 

외야 담장을 향해 날아간 이 타구를 쫓아 롯데 중견수 렉스(29)와 우익수 고승민(22)이 동시에 달려들었습니다.

 

두 선수가 충돌해 공이 그라운드에 떨어진 사이 마티니는 1, 2, 3루를 차례로 돌아 홈으로 향했습니다.

 

NC 마티니의 장루 만루홈런 장면.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그러면서 롯데는 프로야구 역사상 네 번째 '인사이드 더 파크 만루 홈런'을 허용한 팀이 됐습니다.

 

네, 다행히 이런 홈런을 내준 게 이날 롯데가 처음은 아닙니다.

 

그리고 롯데가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표현으로 '그라운드 만루 홈런'을 허용한 것도 이날이 처음은 아닙니다.

 

롯데는 이미 1992년 5월 22일 역시 사직에서 삼성 정경훈(50)에게 그라운드 만루 홈런을 내준 적이 있습니다.

 

▌프로야구 역대 장내 만루홈런
 날짜  구장  타자  투수
 1988-05-12  청주  고원부(빙그레)  유종겸(MBC)
 1992-05-22  사직  정경훈(삼성)  박동수(롯데)
 2007-09-25  광주  채상병(두산)  문수호(KIA)
 2022-08-07  사직  마티니(NC)  문경찬(롯데)

 

롯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야를 넓히고 담장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직구장을 리모델링했습니다.

 

그 결과 사직은 리그에서 가장 홈런이 나오지 않는 구장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타구가 공중에 높이 뜬 상태로 외야 담장을 넘어가지 않는다는 뜻이었을 뿐.

 

이렇게 드문 방식으로 어떻게든 홈런을 맡고야 말겠다는 의지(?)까지는 꺽을 수 없었습니다.

 



댓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