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시즌이 개막되기 전인 3월말, 한 사이트(http://www.mlbbada.com)에 '틀리려고 해본 '06 개인상 전망'이라는 글을 남겼다. 말 그대로 '06 시즌엔 어떤 선수들이 주요 개인 타이틀을 차지해 볼 것인지를 '찍어 본' 것이었다. 그리고 찍은 게 얼마나 맞았는지 올스타戰이 끝나고 한 차례 더 점검을 거쳤다. 물론 이 역시 틀리기 위한 일이었다. 시즌이 모두 끝났고 이제 선택은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의 몫이 됐다. 하지만 틀린다고 뭐 잘못될 일은 없다. 그냥 한번 더 틀려보자!
 
Most Valuable Player 

  • AL - Derek Jeter, NY Yankees

    원래는 A-rod를 택했다. 그리고 올스타戰이 끝나고서는 T. Hafner였다. D. Jeter는 그저 Yanks 최고의 선수 정도로면 평가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후반기에 Yanks가 리그 최고의 팀이 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그의 수비는 평균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이 못 된다.(FRAA +4) 하지만 그의 공격력(.344/.417/483)을 따라올 유격수는 없다.

    Twins의 J. Mauer 역시 포수로 타율 1위(.347)에 오르며 놀라운 한 시즌을 보냈다. OPS 역시 .936으로 훌륭했다. 하지만 D. Jeter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만약 미네소타에서 MVP가 나와야 한다면 오히려 J. Santana가 더 근접할 것이다. J. Dye는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면 가능성이 높아졌겠지만 팀 탈락으로 고배를 마셔야 할 것 같고, D. Ortiz는 계속 때를 못 만나고 있다. G. Sizemore 또한 MVP로 언급될 만한 시즌을 보냈다.

  • NL - Albert Pujols, St. Louis Cardinals

    역시 이변 없이 푸홀스가 이 자리를 지켜냈다. 타격 기록으로 볼 때 다른 선수들은 게임이 되지 않는다. 그는 RC(150), GPA(.365)에서 모두 리그 1위를 차지했다. 누적이나 비율 모두 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얘기다. 여기에 수비 역시 골드 글러브급(FRAA +17)이다. 단연 NL에서 가장 대체하기 힘든 선수를 꼽으라면 푸홀스다.

    물론 R. Howard는 홈런과 타점에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세이버메트릭스의 관점에서 그는 푸홀스보다 타격 성적이 떨어진다. 게다가 수비 역시 결코 좋은 점수(FRAA -15)를 받을 수 없는 모습이다. 차라리 C. Beltran이 더 높은 순위를 받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에게 2위 자리를 주고 싶다. 3위는 Marlins의 M. Cabrera, 그리고 4위가 Howard라고 믿는다.


     Cy Young Awards 

  • AL - Johan Santana, Minnesota Twins

    Santana는 MLB 전체 투수 3관왕을 차지했다. 다승(19)은 공동 1위, 방어율(2.77)과 탈삼진(245)은 양 리그를 합쳐 가장 좋은 기록이다. 게다가 시즌 초반만 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던 소속팀 역시 기적 같은 질주를 거듭하며 결국 AL 중부지구 1위를 차지했다. 다른 많은 선수들의 공헌이 있었지만 에이스로서 Santa의 역할은 확실히 중요했다.

    세이버메트릭스적으로 볼 때도 마찬가지다. Santa는 PRC(155)에 있어서 2위인 R. Halladay보다 36점이나 앞선다. Win Shares에 있어서도 25.0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2위인 R. Halladay(21.3)와 비교할 때 팀에 1승을 더 안겨줄 수 있는 수준의 활약이다. 그밖에 시선을 모을 만한 다른 후보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해서 이 자리를 지킨 J. Santana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만약 F. Liriano가 건강하게 시즌을 마쳤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 NL - Roy Oswalt, Houston Astros

    시즌 전에는 J. Peavy를 골랐다. 그리고 올스타전이 끝나고 나서는 B. Webb이었다. Peavy는 완벽히 잘못된 예상이었고, Webb은 여전히 유효한 선택이다.  C. Carpenter 역시 9월의 부진을 겪지만 않았다면 여유 있게 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던 선수였다. Padres의 마무리 T. Hoffman 또한 언급할 만한 후보다. B. Arroyo 역시 순위권에 포함될 법한 시즌을 보냈다. 대체로 도토리 키재기 성격이 짙은 상황인 게 사실이다. 누구가 뽑히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는 얘기다.

    사실 NL에서 피칭 부문 Win Shares 1위는 Arroyo(23.4)다. 2위는 Webb(23.2), Oswalt는 겨우 3위(22.0)다. 하지만 PRC와 WPA는 모두 Oswalt가 우위를 점한다. Oswalt의 PRC는 128으로 Carpenter(125)를 근소한 차이레 제친다. WPA의 경우에는 차이가 더 크다. 4가 넘어가는 WPA를 기록한 선발 투수는 Oswalt가 유리하다. T. Hoffman(4.04) 역시 Oswalt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성적이다. 결국 가장 많은 점수를 혼자 힘으로 막아낸 주인공은 Oswalt라는 얘기다. 따라서 당연히 Cy Young은 그에게 돌아가야 한다.


    Rolaids Relief Awards 

  • AL - Fancisco Rodriguez, LA Angels of Anaheim

    다시 원래 선택으로 돌아왔다. 3월에는 K-Rod였고, 올스타전 이후에는 J. Papelbon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그는 8월까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게 사실이다. 하지만 9월 이후에 BoSox 팬들은 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동시에 팀 성적 역시 곤두박질쳤다. 물론 이것이 Papelbon 본인의 잘못은 아니라해도 자신의 기록 자체에 영향을 끼친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K-Rod는 평균 1.86의 LI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일반적인 마무리 투수들의 경우 1.70 정도 수준이다. 따라서 좀더 다급한 순간 팀이 그를 필요로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5.39의 뛰어난 WPA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여전히 그는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슬라이더를 던지고, 배짱도 두둑하다. 최연소 100 세이브 기록은 괜히 얻어진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번 시즌 AL 최고의 마무리는 K-Rod였다.

  • NL - Trevor Hoffman, San Diego Padres

    3월엔 용감하게도 Astros의 B. Lidge를 꼽았다. Lidge는 결국 A. Pujols에게 받은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산화했다. Mets의 Billy Wagner는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도 마운드에 올라 팀에 공헌했다. 그리고 Dodgers에 T. Saito가 없었다면 이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활약을 펼쳐 보였다. 그러나 이 선수들이 안겨주는 공포는 여전히 Hells Bells에 비해 2% 부족했다.  

    WPA만 놓고 보자면 Saito(4.09)가 T. Hoffman(4.04)보다 오히려 나은 모습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정도 차이를 엄청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둘의 LI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Hoffman의 평균 LI(2.08)는 2가 넘어간다. Saito는 이에 비해 훨씬 안전한 상황(LI 1.50)에 마운드에 올랐다. 따라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승리를 안기는 능력은 Hoffman이 더 뛰어났다는 얘기가 된다. 역다 최다 세이브 기록은 그의 과거를 보여주는 기록이 아니다. 그의 체인지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Rookie Of the Year 

  • AL - Francisco Liriano, Minnesota Twins

    AL Cy Young과 함께 시즌 개막부터 단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비록 부상으로 온전히 시즌을 마치지 못했지만 확실히 F. Liriano보다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루키는 없다. 그러니까 Justin Verlander가 60이닝 정도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고 해도 무게가 Liriano  쪽에 더 실린다는 얘기다. 상대 타자들로서는 분명 Liriano가 더 상대하기 힘든 투수였을 테니 말이다.

    포지션 플레이어 가운데 한명을 골라야 한다면 Mariners의 城島 健司가 선택될 수밖에 없다. 그는 포수로서, 또 Safeco Field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291/.332/.451의 타격 라인을 기록했다. 147개의 안타는 단일 시즌 루키 포수 최다 안타 기록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인 자격 논란은 예외로 한다 해도 결국 위에서 언급한 두 투수를 뛰어넘기엔 다소 아쉬운 모양새일 수밖에 없다. 오리올스의 우익수 Nick Markakis 역시 언급될 만한 후보다.

  • NL - Hanley Ramirez, Florida Marlins

    Prince Fielder와 Dan Uggla를 거쳐 Hanley Ramirez까지 왔다. P. Fielder는 올스타전 이후 .871의 OPS를 기록하며 전반기(.799)를 뛰어 넘는 성적을 보여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치라는 것을 놓고 볼 때는 여전히 아쉬운 게 사실이다. D. Uggla는 여전히 가능성 높은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사실, 얼마 전 주장한 대로 Marlins는 신인왕 후보로 가득 찬 팀이다.  

    물론 H. Ramirez와 D. Uggla의 수비를 비교하자면 Uggla의 손을 들어주는 편이 옳을 것이다. 기록상으로도 Uggla의 FRAA는 +10, Ramirez는 -7이다. 하지만 VORP를 알아보면 Uggla(40.0)의 기록은 Ramirez(55.9)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Josh Johnson 역시 강력한 후보다. 하지만 그의 VORP(40.5) 역시 Ramirez를 뛰어넘지 못한다. 투수와 타자의 기록을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긴 하지만 말이다. 따라서 사실 이 팀의 3인방 가운데 누가 신인왕을 수상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본다. 다만 개인적인 선택이 H. Ramirez라는 뜻이다.

  • 물론 위의 리스트 가운데는 실제로 해당 부문의 수상자가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를테면, AL 신인왕의 경우 F. Liriano보다는 J. Verlander가 더 수상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겠다. 수상이란 기록 이외에도 임팩트라든가 정치적인 문제라든가 하는 것들이 다분히 고려되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기록상으로 볼 때는 이들이 마땅히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내게 투표권이 있다면 확실히 이들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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