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개막되기 전인 3월말, 한 사이트(http://www.mlbbada.com)에 '틀리려고 해본 '06 개인상 전망'이라는 글을 남겼다. 말 그대로 '06 시즌엔 어떤 선수들이 주요 개인 타이틀을 차지해 볼 것인지를 '찍어 본' 것이었다. 그리고 찍은 게 얼마나 맞았는지 올스타戰이 끝나고 한 차례 더 점검을 거쳤다. 물론 이 역시 틀리기 위한 일이었다. 시즌이 모두 끝났고 이제 선택은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의 몫이 됐다. 하지만 틀린다고 뭐 잘못될 일은 없다. 그냥 한번 더 틀려보자!
Most Valuable P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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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s의 J. Mauer 역시 포수로 타율 1위(.347)에 오르며 놀라운 한 시즌을 보냈다. OPS 역시 .936으로 훌륭했다. 하지만 D. Jeter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만약 미네소타에서 MVP가 나와야 한다면 오히려 J. Santana가 더 근접할 것이다. J. Dye는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면 가능성이 높아졌겠지만 팀 탈락으로 고배를 마셔야 할 것 같고, D. Ortiz는 계속 때를 못 만나고 있다. G. Sizemore 또한 MVP로 언급될 만한 시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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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R. Howard는 홈런과 타점에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세이버메트릭스의 관점에서 그는 푸홀스보다 타격 성적이 떨어진다. 게다가 수비 역시 결코 좋은 점수(FRAA -15)를 받을 수 없는 모습이다. 차라리 C. Beltran이 더 높은 순위를 받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에게 2위 자리를 주고 싶다. 3위는 Marlins의 M. Cabrera, 그리고 4위가 Howard라고 믿는다.
Cy Young Aw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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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버메트릭스적으로 볼 때도 마찬가지다. Santa는 PRC(155)에 있어서 2위인 R. Halladay보다 36점이나 앞선다. Win Shares에 있어서도 25.0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2위인 R. Halladay(21.3)와 비교할 때 팀에 1승을 더 안겨줄 수 있는 수준의 활약이다. 그밖에 시선을 모을 만한 다른 후보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해서 이 자리를 지킨 J. Santana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만약 F. Liriano가 건강하게 시즌을 마쳤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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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NL에서 피칭 부문 Win Shares 1위는 Arroyo(23.4)다. 2위는 Webb(23.2), Oswalt는 겨우 3위(22.0)다. 하지만 PRC와 WPA는 모두 Oswalt가 우위를 점한다. Oswalt의 PRC는 128으로 Carpenter(125)를 근소한 차이레 제친다. WPA의 경우에는 차이가 더 크다. 4가 넘어가는 WPA를 기록한 선발 투수는 Oswalt가 유리하다. T. Hoffman(4.04) 역시 Oswalt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성적이다. 결국 가장 많은 점수를 혼자 힘으로 막아낸 주인공은 Oswalt라는 얘기다. 따라서 당연히 Cy Young은 그에게 돌아가야 한다.
Rolaids Relief Aw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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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d는 평균 1.86의 LI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일반적인 마무리 투수들의 경우 1.70 정도 수준이다. 따라서 좀더 다급한 순간 팀이 그를 필요로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5.39의 뛰어난 WPA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여전히 그는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슬라이더를 던지고, 배짱도 두둑하다. 최연소 100 세이브 기록은 괜히 얻어진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번 시즌 AL 최고의 마무리는 K-Rod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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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A만 놓고 보자면 Saito(4.09)가 T. Hoffman(4.04)보다 오히려 나은 모습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정도 차이를 엄청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둘의 LI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Hoffman의 평균 LI(2.08)는 2가 넘어간다. Saito는 이에 비해 훨씬 안전한 상황(LI 1.50)에 마운드에 올랐다. 따라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승리를 안기는 능력은 Hoffman이 더 뛰어났다는 얘기가 된다. 역다 최다 세이브 기록은 그의 과거를 보여주는 기록이 아니다. 그의 체인지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Rookie Of the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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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플레이어 가운데 한명을 골라야 한다면 Mariners의 城島 健司가 선택될 수밖에 없다. 그는 포수로서, 또 Safeco Field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291/.332/.451의 타격 라인을 기록했다. 147개의 안타는 단일 시즌 루키 포수 최다 안타 기록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인 자격 논란은 예외로 한다 해도 결국 위에서 언급한 두 투수를 뛰어넘기엔 다소 아쉬운 모양새일 수밖에 없다. 오리올스의 우익수 Nick Markakis 역시 언급될 만한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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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H. Ramirez와 D. Uggla의 수비를 비교하자면 Uggla의 손을 들어주는 편이 옳을 것이다. 기록상으로도 Uggla의 FRAA는 +10, Ramirez는 -7이다. 하지만 VORP를 알아보면 Uggla(40.0)의 기록은 Ramirez(55.9)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Josh Johnson 역시 강력한 후보다. 하지만 그의 VORP(40.5) 역시 Ramirez를 뛰어넘지 못한다. 투수와 타자의 기록을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긴 하지만 말이다. 따라서 사실 이 팀의 3인방 가운데 누가 신인왕을 수상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본다. 다만 개인적인 선택이 H. Ramirez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