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로키(佐佐木郞希·21·지바 롯데)가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연소 퍼펙트 게임 주인공이 됐습니다.
사사키는 10일 안방 경기에 선발 등판해 삼진 19개, 땅볼 5개, 뜬공 3개로 오릭스 타자 27명을 잡아 내면서 단 한 번도 1루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지바 롯데 타선이 1회 1점, 6회 5점을 뽑아 6-0 승리를 거두면서 사사키는 만 20세 5개월 7일이었던 이날 프로 첫 완투승을 간젠시아이(完全試合)로 장식했습니다.
이 경기는 2020년 입단한 사사키가 1군 무대에서 등판한 14번째 게임이었습니다. 개인 14번째 경기에서 퍼펙트 게임에 성공한 것도 일본 프로야구 최소 기록입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퍼펙트 게임이 나온 건 1994년 5월 18일 마키하라 히로미(槇原寬己·59) 이후 27년 10개월 23일 만에 처음입니다.
이날까지 일본 프로야구에서 퍼펙트 게임이 16번 나오는 동안 이전 기록이 나올 때 태어나지 않았던 투수가 다음 기록을 남긴 건 사사키가 처음입니다.
또 이 사이에 일본 덴노(天皇)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번 퍼펙트 게임은 레이와(令和) 시대 첫 기록이기도 합니다.
노히트 노런은 (퍼펙트 게임은 노히트 노런이기도 합니다.) 2020년 8월 15일 오가와 야스히로(小川泰弘·32) 이후 603일 만이자 일본 프로야구 94번째 기록입니다.
사사키는 이날 1회초 2아웃 상황에서 요시다 마사타카(吉田正尙·29)를 시작으로 5회초 마지막 상대였던 니시무라 료(西村凌·26)까지 13타자를 연속해 삼진으로 잡아냈습니다.
이전까지는 1957년 7월 23일 가지모토 다카오(梶本陸夫·1935~2006), 1958년 5월 31일 도바시 미사유키(土橋正幸·1935~2013)가 남긴 9타자 연속 삼진이 일본 프로야구 기록이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해태(현 KIA) 이대진(48)이 1998년 5월 14일 인천 방문 경기에서 현대를 상대로 남긴 10타자 연속 삼진이 최다 기록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0타자 연속 탈삼진이 세 번 나왔지만 그 이상은 없습니다.
한 경기에서 삼진 19개를 잡아낸 건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입니다.
이전에는 노다 고지(野田浩司·54)가 1995년 4월 21일 같은 구장에서 지바 롯데를 상대로 삼진 19개를 잡아낸 적이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로저 클레먼스(60), 케리 우드(45), 맥스 셔저(38) 등이 한 경기에서 20탈삼진을 기록한 적이 있어 이건 세계 기록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류현진(35)이 2010년 5월 11일 청주 경기에서 LG를 상대로 17탈삼진을 잡은 게 기록입니다.
사사키는 이날 1회부터 9회까지 전부 삼진을 기록했습니다.
퍼펙트 게임에 성공하면서 모든 이닝에서 삼진을 잡은 건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사사키가 처음입니다.
사사키는 경기 후 "기분 최고다. 솔직히 퍼펙트는 의식하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 마츠카와 고오(松川虎生·19)를 믿고 던졌다"면서 포수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올해 신인인 마츠카와 역시 이날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퍼펙트 경기에서 공을 받은 최연소(만 18세 5개월 21일) 포수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따라서 이 경기는 역대 최연소 배터리가 퍼펙트 게임을 합작한 사례로도 일본 프로야구 역사에 남게 됐습니다.
고졸 포수가 퍼펙트 게임에서 공을 받은 것 역시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마츠카와가 처음입니다.
마츠카와는 "사실 (경기 내용이) 잘 기억 나지 않는데 정말 다 굉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키 192㎝, 몸무게 92㎏인 사사키는 2019년 18세 이하 대표팀 합숙 훈련 기간 일본 고교 야구 최고 기록인 시속 163㎞를 주니치 스카우트 스피드건에 남기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28·LA 에인절스)가 시속 160㎞를 던진 게 일본 고교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도호쿠(東北)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은 이와테현 리쿠덴타카타시 출신이라는 것도 일본인들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실제로 사사키는 쓰나미로 아버지와 조부모 그리고 살던 집까지 잃었습니다.
그해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에서 니혼햄, 라쿠텐, 세이부 그리고 지바 롯데가 1순위로 사사키를 지명했고 추첨을 통해 결국 지바 롯데 선수가 됐습니다.
지바 롯데는 입단 첫 해였던 2020년에는 사사키를 한 경기도 등판시키지 않고 몸 만들기에만 집중했습니다.
시속 160㎞가 넘는 공을 던지기에는 몸이 약하다고 판단했던 것.
지난해에도 11경기에만 내보내면서 금이야 옥이야 키운 끝에 결국 퍼펙트 투수를 만들어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