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도쿄(東京) 올림픽은 사실상 무관중 상태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 도쿄도(都),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8일 도쿄에서 긴급 대표자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관중 입장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 대표자 회의 개회 전 도쿄도에 코로나19 대응 최고 단계인 '긴급사태'를 발령했습니다.
긴급사태 기간은 12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로 도쿄 올림픽 대회 기간(23일~다음달 8일)이 전부 들어갑니다.
이에 따라 이 5개 단체도 23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막을 올리는 개회식을 비롯해 도쿄에서 진행하는 모든 올림픽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어 열린 도쿄 올림픽 관계 지방자치단체장 협의회에서도 도쿄와 맞닿아 있는 가나가와(神奈川) 사이타마(琦玉) 지바(千葉) 등 3개 현(縣) 소재 경기장 역시 관중을 받지 않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대신 미야기(宮城) 시즈오카(靜岡) 후쿠시마(福島) 등 3개 현은 기존 방침대로 수용 인원 50% 또는 1만 명 가운데 적은 쪽까지 관중을 받기로 했습니다.
이바라키(茨城)현은 학생 등 '동원 관중'만 입장시키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마라톤 경기를 치르는 삿포로(札幌)가 자리한 홋카이도(北海道)는 아직 체적인 방침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도도부현(都道府県) 숫자로 따지면 무관중과 유관중을 4대4로 나눈 것 같지만 전체 42개 경기장 가운데 34개(81%)가 수도권 4개 지자체에 몰려 있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은 무관중에 더 가깝습니다.
패럴림픽 관중 입장 허용 여부는 올림픽이 끝난 뒤 결하기로 했습니다.
도쿄 조직위는 패럴림픽을 포함해 관중 입장 수익으로 900억 엔(약 9400억 원) 정도를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조치에 따라 이 기대 수익 대부분이 날아가게 됐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회 자체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역시 '돈'입니다.
도쿄 조직위는 이번 대회 준비에 154억 달러(약 17조6822억 원)를 썼습니다. 대회를 포기하면 이 돈이 전부 허공으로 날아가고 맙니다.
IOC 역시 이번 대회 개최를 포기하면 전체 매출 가운데 4분의 3 정도를 차지하는 TV 중계권료를 잃게 됩니다.
이번 대회 전체 중계권료는 약 40억 달러(약 4조5928억 원) 규모입니다.
피터 유베로스(84)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올림픽에서 제일 중요한 건 관중석 숫자가 아니라 TV 중계 카메라 설치 대수"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올림픽은 이런 접근법으로 흑자를 기록했고 그 뒤로 올림픽에서는 관중보다 TV 시청자가 더 중요한 존재가 됐습니다.
짐작건대 이번 대회가 토마스 바흐 위원장 야심작 '어젠다 2020'을 처음 적용하는 대회라는 것도 IOC에서 이번 대회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