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 올림픽 개회가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올림픽조직위원회(JOC) 회계 책임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내렸습니다.
7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리야 야스시(森谷靖·52) JOC 경리부장이 이날 일본 도쿄도영(東京都營) 아사쿠사(淺草)선 나카노부(中延)역에서 열차에 치여 숨을 거뒀습니다.
경시청(警視廳·도쿄를 관할하는 일본 경찰 본부)은 "남성이 플랫폼에서 선로로 뛰어 들었다"는 운전 기사의 증언을 토대로 모리야 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JOC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겨내고 도쿄 올림픽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보다 더 골치아픈 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바로 매표(買標) 그러니까 뇌물 살포 의혹입니다.
JOC는 도쿄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200만 유로(약 27억 원)를 뇌물로 썼다는 혐의로 프랑스 사법 당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2001년부터 JOC 수장 자리를 지켰던 다케다 스케카즈(竹田恒和·74) 회장은 도쿄 올림픽 (원래) 개회식을 1년 4개월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난 상황.
2013년 유치 확정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3) 총리까지 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 가장 깊숙이 개입한 사기업은 광고 회사 덴쓰(電通)였습니다.
덴쓰는 이번 올림픽 때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무마시노모리(武蔵野の森) 종합 스포츠 플라자 위탁 관리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덴쓰에서 40일 동안 일한 이 경기장 '올림픽 준비 업무 담당 이사' 임금 명목으로 총 2880만 엔(약 3억1680만 원)을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청구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올림픽 조직위처럼 영세한(?) 단체에 한 사람 일당으로 약 72만 엔(약 792만 원)을 청구하는 건 확실히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돈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가장 잘 알고 있던 인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겁니다.
아직 정확한 사실 관계가 나온 건 아니지만 '음모론'이 모락모락 피어나기 딱 좋은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한 46일 뒤에 도쿄 올림픽이 막을 올리지 못할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올림픽을 열지 못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으리라는 건 확실합니다.)
그러나 올림픽이 막을 내린 뒤에도 도쿄에서 2020년 올림픽을 열 수 있게 된 진짜 이유는 꼭 살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