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 UEFA 제공

전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클럽 대항전은 무엇인가?

 

추측컨대 이 물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라고 답하는 축구 팬이 가장 많을 겁니다.

 

유럽클럽협회(ECA) 소속 220개 팀 모두에게 가장 큰 '로망'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빅 이어'(big ear)를 들어올리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기 수준만 따지면 국가대항전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보다 UEFA 챔피언스리그가 한 수 위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축구 팬에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머스트 워치' 이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상금도 어마어마 합니다. 2020~2021 시즌 우승팀은 최대 8240만 유로(약 1133억 원)를 받게 됩니다.

 

유럽 최고 인기 클럽만 모여 주중 리그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유러피언 슈퍼 리그(ESL).

그런데 만약 각국 리그를 대표하는 팀이 모여 시즌 내내 맞대결을 벌이는 리그가 있다면 어떨까요?

 

그때도 여전히 챔피언스리그가 최고 권위를 자랑할 수 있게 될까요?

 

FC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유럽 12개 팀은 "새로운 주중(週中) 대회인 '유럽 슈퍼리그(ESL·European Super League)' 창설에 동의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원래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이상 독일 분데스리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리그1) 역시 ESL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공동 성명 발표 명단에서는 이름을 뺸 상태입니다.  

 

▌슈퍼리그 참가 (예상) 팀
 리그  팀  참가 여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FC 바르셀로나  ○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
 인터 밀란  ○
 AC 밀란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
 맨체스터 시티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아스날  ○
 첼시  ○
 토트넘  ○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
 바이에른 뮌헨  ×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  △

 

원래 계획에 따르면 ESL에는 이 15개 구단과 직전 시즌 성적에 따라 출전 자격을 얻은 5개 구단 등 총 20개 구단이 참가합니다.

 

이 20개 팀은 2022~2023 시즌부터 10팀씩 두 개 조로 나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정규시즌을 진행합니다.

 

그러고 나서 각 조 상위 3개 팀이 먼저 8강에 진출하고 4, 5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진행해 토너먼트 진출 팀을 결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중립구장에서 챔피언결정전을 열어서 그 시즌 챔피언을 가립니다.

 

이미 UEFA 챔피언스리그가 있는데 ESL을 추가로 만들려는 이유는 이유는 물론 '돈'입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금융 회사 JP모건이 이 프로젝트에 46억 파운드(약 7조1185억 원)을 투자합니다.

 

'오리지널 멤버' 15개 팀은 모든 경기에서 지더라도 1억3000만 파운드(약 2011억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상금보다 ESL 참가 상금(?)이 더 많은 겁니다.

 

ESL에서 우승하면 2억1200만 파운드(약 3282억 원)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UEFA와 각국 리그는 당연히 이런 아이디어에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UEFA,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축구협회 및 각국 리그 사무국은 공동 성명을 내 "슈퍼리그는 일부 구단에서 자신들만의 이익을 노리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대회를 실제로 창설하지 못하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계속해 "FIFA와 6개 대륙 연맹 발표처럼 슈퍼리그 참가 구단에 속한 선수는 자국 대표팀에서 뛸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과연 이 흥미진진하게 보이는 리그가 실제로 막을 올릴 수 있을까요?

 

아니면 UEFA나 FIFA 경고에 못 이겨 결국 막도 올리지 못한 채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말까요?

 

'일단 하지 않겠다고 한 다음에 다시 간을 본다'에 500원 겁니다.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는 부담스럽짐나 돈이 한두 푼 걸렸어야 말이죠.

 

결국 발표 사흘 만에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 모두 탈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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