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데뷔 후 최다 연속 타석 무홈런 기록을 새로 쓴 삼성 강한울. 삼성 제공


'강한울 홈런 치는 소리'가 현실이 됐습니다.


삼성 강한울(29)이 프로야구 1군 무대 1545번째 타석에서 데뷔 후 첫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강한울은 25일 잠실 방문 경기에서 삼성이 두산에 1-3으로 끌려가던 4회초 1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 상황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34)이 이 타석 여덟 번째 공으로던진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습니다.


강한울이 프로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하는 장면. SBS스포츠 중계 화면 캡처


이 홈런으로 강한울은 1군 무대 6년차 시즌이 되어서야 518경기 만에 데뷔 후 연속 타석 무홈런 기록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프로야구 역사상 강한울보다 많은 타석에 들어서고도 홈런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단,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올해 5월 14일에도 상무 소속으로 홈런을 친 적이 있습니다.



2018년 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한 강한울은 지난달 27일 제대했으며 이달 10일부터 1군 경기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강한울은 "최대한 1루 주자 뒤로 타구를 보내 진루타를 만들려고 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면서 "(두산 우익수) 박건우(30) 형이 걸어가길래 잡히는 줄 알았는데 넘어가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료들에게 '전역했으니 (홈런) 하나 쳐야지'하는 말을 자주 듣기는 했는데 (투수 친화적이기로 손꼽히는) 잠실에서 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습니다.


키 181㎝인 강한울은 입대 66㎏였던 몸무게를 현재 74㎏까지 늘린 상황입니다.


강한울 이전 같은 기록 보유자였던 두산 오재원. 동아일보DB


강한울 이전에 제일 오래 홈런을 치지 못한 선수는 두산 오재원(35)이었습니다.


오재원이 1군 경기에서 홈런을 치는 데는 1040타석이 필요했습니다.


2007년 데뷔한 오재원은 2011년 4월 5일 목동 경기 두 번째 타석에서 넥센(현 키움) 김성태(38)를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날렸습니다.


오재원은 그 뒤로 3165타석에 들어서 홈런 63개를 추가했으니까 50.2타석마다 홈런을 하나씩 치고 있습니다.


그저 첫 홈런이 나오는 데 너무 오래 걸렸을 뿐입니다. 


▌데뷔 후 최다 타석 첫 홈런 톱 5
 순위  이름  소속팀  첫 홈런 날짜  구장  상대팀  투수  타석
 ①  강한울  삼성  2020. 9. 25  잠실  두산  유희관  1545 
 ②  오재원  두산  2011. 4. 05  목동  넥센  김성태  1040
 ③  김선빈  KIA  2010. 9. 07  군산  한화  유원상  812
 ④  김민혁  KT  2020. 5. 13  창원  NC  박진우  756
 ⑤  김종호  NC  2014. 7. 24  대전  한화  최영환  744

자료: 스포츠투아이


강한울은 2017년 6월 22일 역시 잠실 경기에서 2회초 첫 타석 때 우전 안타를 치면서 오재원과 타이 기록을 썼습니다.


이어 4회초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그 뒤로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기록을 갱신하고 있었습니다.


단, 이 기록은 '데뷔 후 연속 타석' 기록일 뿐 '역대 연속 타석 무홈런' 기록은 아닙니다.


이 기록 보유자는 한화 이용규(35)입니다.


이용규는 KIA 소속이던 2006년 9월 12일 광주 LG전부터 2010년 7월 29일 사직 롯데전 첫 번째 타석까지 1640타석 연속으로 홈런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기록 보유자 오카다 요시후미. 아사히(朝日)신문 제공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기록이 궁금하신 분은 2018년에 쓴 '한미일 프로야구 연속 타석 무홈런 기록 보유자 누구 누구?' 포스트를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아, 이 포스트에서 일본 프로야구 데뷔 후 최다 연속 타석 무홈런 기록 보유자였던 오카다 요시후미(岡田幸文·36)는 결국 2501타석에서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하고 2018년 유니폼을 벗었습니다.


27타석만 더 들어섰다면 아카호시 노리히로(赤星憲廣·44)가 가지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다 연속 타석(2528타석) 무홈런 기록을 깰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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