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 클리퍼스 선수단. 사진공동취재단
결국 올해 플레이오프 때도 '복도 시리즈'(Hallway Series)는 없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 클리퍼스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2019~2020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2라운드 최종 7차전에서 덴버에 89-104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클리퍼스는 1, 3, 4차전에서 덴버에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 나갔지만 이후 내리 3연패하면서 콘퍼런스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반면 LA 레이커스는 12일 열린 5차전에서 휴스턴을 119-96으로 꺾고 4승 1패로 이미 콘퍼런스 결승에 올라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만약 클리퍼스가 5~7차전에서 한 번만 이겼더라면 두 팀이 LA를 연고지로 나눠 쓰기 시작한 1984년 이후 처음으로 NBA 팬들에게 플레이오프 맞대결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스테이플스 센터가 클리퍼스 안방에서 레이커스 안방으로 변신하는 모습
두 팀은 스테이플스 센터를 안방으로 나눠 쓰는데 두 팀 라커룸이 복도 사이로 21m 간격을 두고 자리잡고 있습니다.
두 팀 맞대결을 복도 시리즈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클리퍼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 NBA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NBA) 카와이 레너드(29)에 폴 조지(30)까지 영입하면서 '대권 도전'에 나섰습니다.
동부 쪽에서는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처음으로 1, 2번 시드가 모두 빠진 채 동부 콘퍼런스 결승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클리퍼스가 레이커스만 넘는다면 정말 우승이 불가능한 목표라고 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클리퍼스는 이날 패배로 플레이오프에서 3승 1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탈락한 13번째 NBA 팀이 되고 말았습니다.
닥 리버스 로스앤젤레스(LA) 클리퍼스 감독. 사진공동취재단
공교롭게도 2013년부터 클리퍼스 지휘봉을 잡고 있는 닥 리버스(59) 감독 혼자 이런 경험을 세 번 했습니다.
리버스 감독 2년차였던 2014~2015 시즌에도 클리퍼스는 휴스턴을 상대로 역시 2라운드에서 3승 1패로 앞서고 있었지만 끝내 3승 4패로 패했습니다.
리버스 감독은 올랜도 사령탑을 맡고 있던 2002~2003 시즌에도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올랜도는 당시 동부 콘퍼런스 1라운드에서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3승 1패 리드를 잡았지만 최종 결과는 3승 4패였습니다.
리버스 감독은 "우리 팀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1승 3패 탈락 위기를 두 차례 넘긴 덴버 선수단. 사진공동취재단
반면 덴버는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1승 3패 탈락 위기에서 두 번 벗어난 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덴버는 1라운드 때도 유타에 1승 3패로 밀리고 있었지만 역시 세 경기에서 내리 승리하며 2라운드 진출권을 따냈습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덴버는 '지면 바로 탈락'인 경기에서 6연승을 기록했다는 뜻이 됩니다. 이 역시 NBA 타이 기록입니다.
1993~1994 플레이오프 당시 디켐베 무톰보(덴버·왼쪽)와 숀 켐프. 동아일보DB
그 전에 같은 기록을 남겼던 팀 역시 1993~1994 시즌 덴버였습니다.
당시 8번 시드였던 덴버는 당시 5전 3승제로 열린 1라운드에서 1번 시드 시애틀에 1, 2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3연승에 성공하면서 '업셋'에 성공했습니다.
이어 2라운드 때도 유타를 상대로 1~3차전을 연달아 패한 뒤 4~6차전 세 판을 내리 이겼습니다.
단, 이때는 7차전에서 81-91로 패하는 바람에 콘퍼런스 결승 진출에는 나가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