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명문 프로축구 팀 FC바르셀로나가 역사에 길이 남을 패배를 당했습니다.
FC바르셀로나는 14일(이하 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2-8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1991~1992 시즌 챔피언스 리그 시작 이후 토너먼트 경기에서 8점 이상을 내준 건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가 처음입니다.
또 바르셀로나가 8골을 내준 건 1946년 코파 델 헤네랄리스모(현 코파 델 레이) 16강전 1차전에서 세비아에 0-8로 무릎을 꿇은 이후 이번이 74년 만에 처음입니다.
사실 바르셀로나는 1995년 2월 11일 프리메라리가(라 리가) 21라운드 경기에서 라싱 산탄데르에 0-5로 패한 뒤 이날 전까지 5점차 이상으로 패한 적도 없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경기로 챔피언스 리그 역대 맞대결에서 뮌헨에 2승 2무 7패로 뒤지게 됐습니다.
그저 챔피언스 리그만 문제가 아닙니다.
바르셀로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라 리가를 중단하기 전까지만 해도 승점 58점으로 순위표 제일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리그 재개 이후 7승 3무 1패로 승점 24점을 더하는 데 그치면서 최종 승점 82점으로 레알 마드리드(승점 87점)에 역전 우승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또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서도 8강에서 아틀레틱 빌바오에 0-1로 패하면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리스본 굴욕'까지 경험하면서 바르셀로나는 2006~2007 시즌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타이틀을 하나도 따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구단 수뇌부에서 키케 세티엔(62) 감독을 경질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세티엔 감독은 올해 1월 13일 에르네스토 발베르데(56) 감독 후임으로 팀을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세티엔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세르지 로베르토(28)를 46분에 앙투안 그리즈만(29)으로, 세르지오 부스케츠(32)를 70분에 안수 파티(18)로 교체했지만 이후에는 교체 카드를 한장도 쓰지 않았습니다.
전체 교체 카드 다섯 장 가운데 두 장만 쓰면서 패배를 방관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겁니다.
본인 스스로도 "앞으로 팀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 패배가 내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퇴든 경질이든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여기에 팀 상징이나 다름 없는 리오넬 메시(33·아르헨티나)가 팀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메시와 바르셀로나는 내년 6월 30일까지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입니다.
사실 이전에도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었는데 이번 참패로 소문이 더욱 사실에 가까워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구단 관점에서도 30대 중반을 향해 하는 선수를 계속 팀 중심에 놓고 '리빌딩'을 논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분명한 사실.
아직은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게 그저 '썰'(說) 수준이지만 이번 여름 정말 결별 소식이 들려올지도 모릅니다.
메시는 2000년 7월 1일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합류한 뒤 줄곧 바르셀로나에서만 뛰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