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자가 격리를 마치고 퓨처스리그(2군) 데뷔전을 치른 한화 새 외국인 타자 반즈. 한화 제공


왜 희생플라이가 야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플레이인 줄 알아?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니까?) 그리고 타율 계산에서도 빼 주기 때문이지. 야구가 인생보다 나은 이유야. 공평하거든.

─ 영화 '더 팬'


호잉(31) 대신 한화 타선에 이름을 올리게 될 반즈(34)가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통해 한국 무대 첫 선을 보였습니다.


반즈는 충남 서산구장에서 SK와 맞붙은 16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네 타석을 소화했습니다.


제목에 나온 장면이 나온 건 4회말 공격 때였습니다.


한화가 6-5로 뒤진 상황에서 선두 타자로 나온 9번 타자 정기훈(25)이 우전 안타를 치면서 1루로 나갔습니다.


이어 상대 투수 이재성(19)이 견제 실책을 저지른 사이 3루까지 진루했습니다.


타석에 있던 반즈는 이재성이 던진 일곱 번째 공을 받아쳐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도 계속 1루 주자로 남아 다음 타자 조한민이 병살타를 쳤을 때 포스 아웃으로 물러났습니다.


KBO STATS 어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희생플라이는 '타자 뜬공 → 주자 득점'을 모두 충족해야 할 때만 나오는 기록입니다.


따라서 희생플라이를 기록한 타자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반즈는 희생플라이를 기록하고도 1루에 남아 있던 걸까요?


'실책' 떄문입니다.


상대 야수가 정상적으로 공을 잡았다면 희생플라이를 기록할 수 있던 상황에서 야수가 포구 실책을 저지르면 타자는 타율에 손해를 보게 됩니다.


희생플라이 타석은 타수 계산에서 빠지지만 상대 실책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시즌 막판 타격왕 경쟁을 벌이는 선수가 몸담고 있는 팀끼리 맞대결을 벌인다면 이런 상황을 악용할 소지가 다분합니다.


이런 이유로 희생플라이 상황에서 포구 실책이 나왔을 때도 타자에게는 희생플라이를 기록합니다.


실제 이 장면에서도 SK 우익수 정의윤(34)이 포구 실책을 저질렀습니다.


KBO STATS 어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이런 이유로 반즈는 희생플라이를 기록하고도 계속 1루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상대 실책이 항상 공격 팀 쪽에 유리한 기록으로 남는 건 아닙니다.


1루 주자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런다운에 걸렸습니다.


1루수와 2루수가 주자를 몰다가 1루수가 2루 쪽으로 던진 공을 2루수가 놓치는 실책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 1루 주자는 무사히 1루로 돌아왔습니다.


이럴 때는 1루 주자가 실제로 아웃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도루 실패를 하나 기록하게 됩니다. 야구 규칙 9.07(h)가 근거입니다.


도루실패(CAUGHT STEALING)

다음에 해당하는 주자가 아웃되거나, 실책이 없었더라면 아웃되었을 경우 그 주자에게 도루실패를 기록한다.

⑴ 도루를 시도하였을 경우

⑵ 견제구에 걸린 뒤 진루하려고 했을 경우 (다음 베이스로 가려고 했던 어떠한 움직임도 진루하려는 의도로 간주된다)

⑶ 도루할 때 오버슬라이딩하였을 경우


이런 이유로 키움 서건창(31)은 2014년 8월 20일 목동 경기서 도루 실패를 기록하고도 계속 1루에 살아 남아 2루와 3루를 연달아 훔칠 수 있었습니다.


아, 서건창 사례에서 중요한 건 공을 2루 쪽으로 던졌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때 원래 베이스 그러니까 1루 쪽으로 공을 던지다가 실책을 나왔을 때는 도루 실패를 기록하지 않습니다.


역시 야구 규칙은 참 복잡하고 또 오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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