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황금사자기 홍보 팸플릿 원고용으로 쓴 글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베이스볼 비키니'와 내용이 겹칩니다. 그리고 베이스볼 비키니 쪽이 아무래도 내용이 더 탄탄합니다. 


해마다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치르는 서울 목동구장 전경


지난해까지 동문 선수가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활약한 고등학교는 총 90개교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어떤 학교 출신이 프로야구 무대에서 제일 좋은 성적을 남겼을까. 그러니까 프로야구 최고 명문고는 어디였을까.


타자는 광주일고

타자 쪽에서는 광주일고가 압도적이다. 광주일고 동문은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1군 경기에서 2만4247안타, 2254홈런, 1만1657 타점을 기록했다. 모두 역대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군 경기에서 안타를 2만 개 이상 쳐낸 것도, 홈런을 2000개 이상 날린 것도, 타점이 1만 점을 넘은 것도 모두 광주일고뿐이다. 


각 부문 2위 학교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안타는 2위 부산고(1만8917)보다 5330개가 많고, 홈런은 2위 신일고(1506개)와 748개 차이, 타점도 역시 부산고(8544타점)와 3113점 차이다.


광주일고 동문은 발도 빨랐다. 광주일고 동문이 기록한 도루는 총 3158개로 2위 부산고(1545개)보다 아예 두 배 이상 많다.


물론 도루가 많았던 만큼 도루 실패(1353개)도 많았다. 동문이 합쳐 도루 실패 1000개 이상을 기록한 고교도 광주일고뿐이다.


그렇다고 비율 기록이 나빴던 건 아니다.


광주일고 동문이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남긴 OPS(출루율+장타력)는 .758로 동문이 1군 경기에서 2만5000타석 이상 들어선 학교 가운데 제일 높았다. 광주일고 동문은 지난해까지 10만1913 타석을 기록했다.


광주일고 동문 가운데서는 안타를 제일 많이 친 건 정성훈(2159개)이었고, 홈런과 타점은 이호준이 337홈런, 1265타점으로 제일 많았다. 도루 1위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510개)이었다.


투수도 광주일고

광주일고 동문 활약은 투수 쪽에서도 두드러졌다. 광주일고 동문은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1군 경기에서 1만4592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818승, 9449삼진,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다승과 탈삼진은 1위고 평균자책점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동대문상고 시절을 포함해 청원고 딱 학교만이 평균자책점 3.94로 광주일고보다 낮은 기록을 남겼다.


단, 청원고 동문이 던진 것(7073과 3분의 2이닝)보다 광주일고 졸업생이 두 배 이상 많은 이닝을 책임졌기 때문에 평균자책점 0.02 차이가 큰 의미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광주일고 동문 가운데서는 이강철이 152승, 1749삼진으로 두 부문에서 최다 기록을 남겼다.


광주일고 동문으로 1과 3분의 1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서는 선동열이 1.20으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았다.


1과 3분의 1이닝이 기준인 건 김성계가 딱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커리어를 마감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세이브나 홀드 같은 구원 투수 기록에서는 광주일고 동문이 별 재미를 못 봤다는 점이다.


광주일고 졸업생이 기록한 세이브는 총 384개로 6위에 해당한다. 홀드는 딱 200개로 13위가 전부다.


동문이 가장 팀 승리를 많이 지킨 학교는 학교는 군산상고로 총 571세이브를 기록했다. 광주일고보다 1.5배 정도 많은 기록이다.


홀드 1위는 북일고(412개)로 광주일고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경기에서 든든하게 허리 구실을 해냈다.


동문 숫자도 광주일고

광주일고 동문이 프로야구 무대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남길 수 있던 제일 큰 이유는 프로 선수가 된 동문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프로야구 선수가 된 건 총 169명으로 역시 90개 고교 가운데 1위였다.


그렇다고 광주일고 동문 숫자가 아주 압도적으로 많았던 건 또 아니다.


광주일고 다음으로는 북일고와 경남고에서 프로야구 선수를 163명 배출했다. 이어 경북고가 161명으로 4위였고 신일고가 156명으로 그다음이었다.


현역 선수만 따졌을 때는 북일고가 41명으로 동문이 가장 프로야구 무대에서 많이 활약 중인 고교였다. 


이어 경남고가 40명으로 2위였고 서울고와 장충고가 38명으로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프로야구 선수가 된 건 총 96명(22위)으로 100명이 되지 않았지만 현역 가운데서는 광주일고(37명)보다 숫자가 많았다.


덕수고 역시 37명으로 광주일고와 함께 현역 선수 공동 5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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