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지난해 4월 15일(현지시간) 열린 제123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 때 결승선을 통과 중인 마스터스 선수들. 보스턴 헤럴드 홈페이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마저 집어 삼키고 말았습니다.


보스턴육상경기연맹은 9월 14일 개최 예정이던 올해 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원래 보스턴 마라톤 개최 시기는 매년 4월. 올해 대회도 4월 20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9월 14일로 일정을 미룬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올해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보스턴 마라톤을 열지 못하게 된 건 1897년 대회 창설 이후 124년 만에 이번이 처음입니다.


토머스 그릴크 보스턴육상경기연맹 최고경영자(CEO)는 "대회 스태프와 자원봉사자, 참가자, 팬들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 건강을 지키는 게 대회 개최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보스턴 마라톤에서 로렌스 체로노(32·케냐)가 2초 차이로 렐리사 데시사(30·에티오피아)를 물리치고 남자부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 보스턴=로이터 뉴스1


보스턴 마라톤에는 엘리트 선수 약 200명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마스터스 선수(일반인)도 약 3만 명 정도 참가합니다.


코스에 나와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도 약 100만 명 정도 됩니다.


그러니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를 치르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던 게 사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마스터스 부문을 제외하고 올해 대회를 치르자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3월 1일 열린 올해 도쿄(東京) 마라톤은 마스터스 부문 없이 엘리트 부분만 치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마티 월시(53) 보스턴 시장이 "보스턴 마라톤은 누구나 참가하는 대회"라고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없던 일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올해 대회가 아주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가상(virtual)으로 보스턴 마라톤을 뛸 수 있는 길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참가 신청자 가운데 가상 대회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먼저 9월 7~14일 사이에 42.195㎞를 6시간 안에 완주해야 합니다.


그다음 완주 사실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증명하면 완주 확인 메달 등 기념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스턴 마라톤은 한국과도 인연이 적지 않은 대회입니다.


1947년 서윤복(1923~2017) 선생이 아시아 출신 최초로 대회 정상에 올랐고, 1950년에는 함기용(90) 송길윤(1927~2000) 최윤칠(92) 선생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2001년 이봉주(50)가 한국 선수로는 51년 만에 이 대회 챔피언이 자리에 올랐습니다.


위에서 보신 것처럼 보스턴 마라톤은 세계육상연맹(WA)에서 공인하는 400여 개 마라톤 대회 가운데 제일 긴 역사를 자랑합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로 역사가 긴 대회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1931년 '제1회 경영(京永) 마라손 대회'로 시작한 동아마라톤입니다.


참고로 이 대회 영어 명칭은 'Seoul Marath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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