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의 '털보' 제임스 하든. 샌안토니오=로이터 뉴스1
애덤 실버 미국프로농구(NBA) 커미셔너가 재미있는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휴스턴이 제임스 하든(30)의 덩크 시도 성공 여부를 다시 판정해 줄 것을 NBA 사무국에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문제 장면이 나온 건 4일 경기였습니다. 휴스턴이 안방팀 샌안토니오에 102-89로 앞서 있던 경기 종료 7분 50초 전 하든이 가로채기에 이어 원핸드 덩크를 시도했습니다. 상대 선수가 따라오는지 뒤를 돌아볼 정도로 여유가 있는 덩크 시도였습니다.
문제는 림을 통과한 공이 그물에 휘감겨 다시 위로 올라왔다는 것. 림에 튕긴 공은 결국 하든 손을 맞고 코트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하든과 마이크 댄토니 휴스턴 감독은 '득점이 맞다'고 항의했지만 심판진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NBA 공식 규칙 제5조에 따르면 공이 그물까지 완전히 통과해야 득점으로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공이 그물을 완전히 통과하지 않아 '바스켓 인터피어런스' 상황이었다는 게 심판진 판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슬로우 모션으로 다시 보면 공이 분명 그물을 완전히 통과했습니다. 그다음 회전 때문에 다시 림 위로 올라왔습니다.
이 판정이 더욱 문제가 되는 건 휴스턴이 11.5초를 남겨 놓고 115-115 동점을 허용하면서 연장전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하든이 득점한 걸로 인정했다면 연장전에 갈 필요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두 팀은 연장전도 126-126 동점으로 마쳤고 2차 연장전 끝에 휴스턴은 133-135로 패했습니다.
제임스 캐퍼즈 심판. NBA 홈페이지
이 경기 주심을 맡은 제임스 캐퍼즈 심판 역시 경기 후 "필드골 성공으로 인정했어야 했다"고 오심을 인정하면서도 "30초 이내에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면 판정을 바꿀 수도 있었다"고 항변했습니다.
이에 대해 댄토니 감독은 "심판진으로부터 바스켓 인터피어런스라는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면서 "골텐딩이라고 해서 이에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아무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만약 실버 커미녀서가 이날 심판진이 심각하게 규칙 적용을 잘못했다고 판단하면 두 팀은 다음 번 맞대결(4월 12일) 때 덩크 성공 시점부터 재경기를 벌입니다.
마이애미 시절 우도니스 하슬렘(왼쪽)과 샤킬 오닐. 동아일보DB
2007년 12월 9일 마이애미-애틀랜타 경기 때도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4쿼터에 우도니스 하슬렘(39·당시 마이애미)이 파울을 저질렀는데 공식기록원이 이 파울을 같은 팀 샤킬 오닐(47)에게 부여하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이 파울 때문에 오닐은 연장전 종료 51.9초를 남기고 파울 아웃으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결국 경기는 117-111 애틀랜타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마미애미에서 공식적으로 제소했고 NBA 사무국은 이듬해 3월 8일 맞대결을 벌이기 전에 51.9초를 다시 진행하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애틀랜타로서는 다행스럽게도 결과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114-111 승리였습니다. 사실 두 팀 모두 이 51.9초 동안 한 골도 넣지 않은 채 경기가 끝났습니다.
정작 오닐은 이해 2월 8일 트레이드를 통해 피닉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상태라 이날은 애틀랜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카드에서 뛰어 한국 농구팬에게 친숙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전설 타미카 캐칭스(등록명 캐칭)과 아버지 하비 캐칭스. 동아일보DB
1978년 11월 8일 뉴저지(현 브루클린)-필라델피아 경기 역시 이듬해 3월 23일 마지막 17분 50초를 다시 진행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1979년 2월 7일 두 팀이 트레이드를 진행했다는 것. 그래서 에릭 머니(64), 랄프 심슨(70), 하비 캐칭스(68)는 이 한 경기에 두 팀에서 모두 뛴 선수가 됐습니다.
NBA 역사를 살펴 보면 이외에도 네 번 더 경기를 다시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