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세계랠리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현대자동차 i20.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2019 세계랠리선수권대회(WRC)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한국 팀이 전 세계적인 모터 스포츠 대회 정상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포뮬러원(F1)은 '특설 코스'를 달리지만 WRC는 일반 도로를 달립니다. 올해 WRC는 전 세계 14개 온·오프로드 코스를 돌면서 순위를 가리기로 돼 있었습니다. 원래 14~17일 호주에서 올해 마지막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는데 산불로 대회를 취소하면서 1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현대차가 제조사 부문 우승을 확정하게 됐습니다.
현대차는 13라운드까지 총점 380점으로 2위 도요타(362점)에 18점 앞선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쓰면 뒤에도 팀이 엄청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시트로엥(284점)과 포드(218점) 두 개 회사뿐입니다.
WRC에서는 개별 대회를 '랠리'라고 부르며 각 랠리는 보통 20개 정도 '스테이지'로 구분해서 진행합니다. 아주 단순무식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경부고속도로에서 자동차 경주를 벌이는데 서울~수원, 오산~안성, 천안~목천…양산~부산 이런 식으로 코스를 나눈 다음 구간별 랩타임을 측정하는 겁니다.
그다음 주행시간과 페널티 시간을 더해 전체 랠리를 가장 빨리 통과한 드라이버는 승점 25점, 두 번째는 18점, 세 번째는 15점…10위는 1점을 부여합니다. 단, 각 랠리별 맨 마지막 스테이지(경부고속도로 보기에서는 양산~부산)는 '파워 스테이지'라고 부르며 여기서 1~5위를 차지한 드라이버는 전체 순위와 별개로 승점 5~1점을 추가로 얻을 수 있습니다.
각 제조사는 한 랠리에 드라이버를 최대 3명까지 내보낼 수 있는데 제조사 승점을 계산할 때는 회사별 1, 2위 기록만 더합니다. 만약 같은 회사 드라이버가 1, 3, 10위를 기록했다면 1, 3위 기록만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우승 제조사에서 우승 드라이버를 배출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스페인 랠리에 참가 중인 오트 타낙. 살루=로이터 뉴스1
바로 올해가 그렇습니다. 우승팀은 현대차이지만 드라이버 가운데는 도요타 소속 오트 타낙(32·에스토니아·263점)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우승 드라이버가 된 타낙은 다음 시즌부터는 현대차에 몸담을 예정입니다. 준우승은 현대차 소속 티에리 누빌(31·벨기에)에게 돌아갔습니다. 11년차 WRC 드라이버인 누빌은 최근 4년 연속을 포함해 준우승만 5번 기록 중인 콩라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