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워싱턴 시절 맷 윌리엄스 감독. 워싱턴포스트(WP) 홈페이지
진짜 '거물 오브 더 거물'이 옵니다.
프로야구 KIA는 맷 윌리엄스(54) 전 메이저리그 워싱턴 감독에게 다음 시즌부터 3년간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15일 발표했습니다. KIA에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며 프로야구 전체로는 (재일교포 출신을 제외하고) 제리 로이스터(67) 전 롯데 감독, 트레이 힐만(56) 전 SK 감독에 이어 세 번째 외국인 감독입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2014, 2015년 워싱턴 사령탑을 맡았으며 팀이 96승 66패(승률 .593)를 기록한 2014년에는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워싱턴은 2015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손꼽혔지만 실제로는 83승 79패(승률 .512)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에 그치면서 윌리엄스 감독도 자리를 내놓았습니다.
홈런을 친 마크 칸하(오른쪽)를 축하하는 맷 윌리엄스 당시 오클랜드 3루 코치.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이후 2017년부터 올해까지 오클랜드 3루 코치로 일했습니다. KIA 감독 선임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브루스 보치(64) 감독이 은퇴를 선언한 샌프란시스코 감독 후보로 거론이 되기도 했습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구단을 통해 "명문인 KIA 감독을 맡게 돼 영광이다. 한국 팬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렌다. 또한 열정적인 KIA 팬과 빨리 만나 함께 호흡하고 싶다"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훈련을 통해 기량 발전을 이끌어내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감독과 코치는 솔선수범 해야 한다. 선수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쌓은 다양한 경험을 팀에 접목해 KIA가 꾸준한 강팀이 될 수 있도록 기초를 닦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시절 맷 윌리엄스 감독(왼쪽).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홈페이지
윌리엄스 감독이 지도자로만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를 쌓은 건 물론 아닙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1986년 메이저리그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전체 3순위로 샌프란스시코에서 지명을 받아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주 포지션은 3루수였습니다.
198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윌리엄스 감독은 이후 1996년까지 10년 동안 샌프란시스코에서 뛴 뒤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로 팀을 옮겼으며 이듬해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이후 2003년 은퇴할 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7년 동안 뛰면서 통산 타율 .268, 378홈런, 1218타점을 남겼고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각 네 번 탔습니다. 올스타 선발은 다섯 번. 1994년에는 43홈런으로 내셔널리그 1위를 차지하면서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 2001년에는 애리조나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차지했습니다. 당시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동점 홈런을 맞은 김병현(40)을 위로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다미안 밀러, 김병현 그리고 맷 윌리엄스(왼쪽부터). 동아일보DB
그렇다고 오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스테로이드와 기타 경기력 향상 물질을 불법 사용하고 있는 실태에 관해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에게 보내는 독립 조사 보고서' 그러니까 미첼 리포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본인은 발목 부상 치료용이었다고 항변했지만 도핑(약물을 써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행위)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입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17일 입국해 곧바로 마무리 훈련을 지도할 예정입니다. 이번이 두 번째 방한. 윌리엄스 감독은 1985년 제5회 한미대학야구선수권대회 때 미국 대표로 한국을 찾았던 적이 있습니다.
한편 김기태 감독 사퇴 이후 팀을 이끈 박흥식(57) 감독 대행은 다음 시즌 퓨처스리그(2군) 감독을 맡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