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야구 현대에서 뛰면서 2005년 홈런왕(35개)을 차지했던 서튼. 동아일보DB


서튼(49)이 돌아옵니다.


반복합니다.


몰락한 현대 왕조의 4번 타자 자리를 지켰던 '친절한' 래리 서튼이 돌아옵니다.


단, 다음 시즌 그가 유니폼을 입게 되는 프로야구 팀은 사실상 옛 현대 후신인 키움이 아니라 롯데입니다.


롯데는 새 퓨처스리그(2군) 감독에 서튼을 선임했다고 11일 발표했습니다.


롯데는 지난달 19일 서튼을 포함한 1군 감독 후보를 공개했는데 실제로는 2군을 맡게 됐습니다.



롯데는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구축, 최첨단 장비 도입 및 데이터 활용, 과감한 시설 투자 등으로 2군 역량 강화를 계획하는 시점에 서튼 감독이 구단의 새로운 비전을 함께 실천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해 2군 감독으로 최종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2005, 2006년 현대에서 뛰면서 타율 .281, 53홈런, 163타점, OPS(출루율+장타력) .944를 기록한 서튼은 2007년 KIA에서 타율 .274, 3홈런, 10타점을 남긴 뒤 34경기 만에 짐을 쌌습니다.


서튼이 팀에 합류한 2007 시즌을 앞두고 KIA는 2차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미국 네브래스카대에서 뛰던 외야수를 지명했는데 그 선수가 바로 성민규(37) 현 롯데 단장입니다. 성 단장은 서튼을 '큰 형님'이라고 부릅니다.


겁 없고 철없던 시절 서튼에게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국적은 달랐지만 절 친형제처럼 대했어요. 편안한 친구이자 든든한 멘토였습니다. 서튼이 자주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네가 존중 받고 싶은 만큼 상대방을 존중하라'는 말이었죠. 서튼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아닐까요? ─ 성민규 당시 시카고 컵스 아시아 태평양 총괄 스카우트


서튼은 캔자스시티 도미니카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피츠버그에서 7년 동안 타격 코디네이터로 일했습니다. 올해는 다시 캔자스시티로 돌아와 산하 A 팀이자 친정팀인 윌밍턴에서 타격 코치를 지냈습니다. 윌밍턴은 올 시즌 (캐롤라이나) 리그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피츠버그 타격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오스틴 메도우스(24·현 탬파베이)를 지켜보고 있는 서튼. 피츠버그 홈페이지


롯데는 "서튼 감독이 빅리그(급) 선수들을 현장에서 지도해온 점에서 선수단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 뛰어난 성품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장기적 관점의 선수단 육성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무대 첫 시즌이었던 2005년 서튼은 구단 통역조차 모르게 영아원(어린이집)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고, 시즌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도 모든 구단 직원에게 손으로 쓴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친절한 서튼'.


서튼 감독은 구단을 통해 "매우 기대된다. 또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롯데는 전통 있는 구단이며 팬들도 열정적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특별한 동료들과 함꼐 이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어 영광"이라고 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서튼 덕에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2005년 최우수선수(MVP)는 서튼이 타야 했다는 생각도 변함이 없습니다.


친절한 서튼 씨, 귀국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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