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 시애틀 신생팀에서 트위터를 통해 알린 스카우트진 구성 소식


좋은 팀을 만드는 데는 당연히 성별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2021~2022 시즌부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합류할 예정인 시애틀 신생팀에서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전설 캠미 그라나토(48)를 프로 스카우트로 영입했습니다.


그라나토는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국제 무대에 첫 선을 보인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총 205경기에 나서 186골, 157도움으로 총 343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186골은 현재까지 미국 여자 대표팀 최다 기록입니다.


그라나토는 여자 아이스하키가 겨울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98년 나가노(長野) 대회 때 주장을 맡아 미국에 금메달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캠미 그라나토. 동아일보DB


그라나토는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인터뷰에서 "나는 아이스하키를 잘 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아주 자부심이 있다. 나는 걷기 시작했을 때부터 항상 아이스하키와 가까이 있었다. 아이스하키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건 아주 기쁜 일이다. 내 의견이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라나토 가문에서 아이스하키를 한 게 캠미 혼자만은 아닙니다. 지난해 평창 대회 때 미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토니 그라나토(55)가 그의 오빠입니다. 오빠 그라나토는 1988~1989 시즌부터 2000~2001 시즌까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새너제이에서 NHL 선수로 뛰었습니다.


여성이 NHL 팀 스카우트가 된 건 그라나토가 두 번째. 토론토는 지난해 노엘 니드햄(33)을 아마추어 스카우트로 고용했습니다. 그러니까 프로 스카우트는 그라나토가 처음입니다. 토론토 선수 육성 차장을 맡고 있는 헤일리 위큰하이저(41) 역시 전설적인 여자 선수 출신입니다.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처음으로 풀 타임 코치를 맡은 베키 해먼. 동아일보DB


NHL은 그래도 여성이 프런트에서만 일하지만 미국프로농구(NBA)에는 여성 코치가 등장한 지 오래입니다. 첫 번째 케이스는 2001~2002 시즌 클리블랜드에서 코치로 이름을 올린 리사 보이어(63)였고 현재 10명이 현역 코치로 NBA 팀에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현역 NBA 여성 코치
 이름  현 소속팀  NBA 코칭 시작  비고
 베키 해먼  샌안토니오  2014~2015  풀 타임 NBA 여성 코치 1호
 제니 보우첵  댈러스  2017~2018  
 린제이 하딩  새크라멘토  2018~2019  
 나탈리 나카세  LA 클리퍼스  2018~2019  
 크리스티 톨리버  워싱턴  2018~2019  
 카렌 스택 움라우프  시카고  2018~2019  30년 이상 시카고 프런트 근무
 브리트니 도날드슨  토론토  2019~2020  
 린제이 고틀립  클리블랜드  2019~2020  여자 대학팀에서 1호 영입
 니엘 아이비  멤피스  2019~2020  
 카라 로슨  보스턴  2019~2020  

※28일 뉴올리언스에서 테레사 웨더스푼(54)을 영입하면서 현역 NBA 여성 코치는 11명이 됐습니다.


사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자 프로팀에서 스카우트 업무를 하지 못하거나 코치를 맡지 못할 이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미 많은 여자 팀 코칭스태프가 남성인데 반대는 안 된다는 아무 이유가 없으니까요.


베키 해먼(42)이 NBA 역사상 첫 풀타임 코치가 됐을 때 샌안토니오에서 뛰던 파우 가솔(39)은 '더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공개 편지 형식으로 글을 보내면서 이렇게 썼습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베키 해먼은 NBA 팀에서 코치를 할 수 있다. 나는 해먼이 코치 구실을 아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그럭저럭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려는 것도 아니다. NBA 남자 코치과 거의 동급일 것이라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니다. 배키 해먼은 NBA에서 코치를 할 수 있다. 그냥 그것뿐이다.


And I’m telling you: Becky Hammon can coach. I’m not saying she can coach pretty well. I’m not saying she can coach enough to get by. I’m not saying she can coach almost at the level of the NBA’s male coaches. I’m saying: Becky Hammon can coach NBA basketball. Period.


그럼요.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성별이 문제가 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여성도 얼마든 남자 팀에서 코치, 아니 감독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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