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터넷 기업 라쿠텐(樂天)이 대만 프로야구 더블 디펜딩 챔피언 라미고를 인수합니다.
18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인수는 기정사실이며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계약 조건 등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우즈양(吳志陽) 대만프로야구연맹 회장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라미고는 모기업 다다(達達)그룹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7월 3일 팀 매각 의사를 밝혔고 여러 기업과 접촉한 끝에 결국 라쿠텐이 새 주인이 됐습니다. 해외 기업이 대만 프로야구 팀을 인수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2004년 가오슝(高雄)에서 라뉴(La New)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이 프로야구 팀은 2011년 타오위안(桃園)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라미고로 팀명을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애칭도 베어스(熊)에서 몽키스(桃猿)가 됐습니다.
라뉴 시절에는 2006년 한 차례 우승밖에 없던 이 팀은 타오위안으로 안방을 옮긴 뒤 2012, 2014, 2015, 2017, 2018년 타이완 시리즈 정상을 차지하고 2014년 이후 5년 연속 최다 관중 기록을 이어가면서 대만 프로야구 신흥 명문으로 떠올랐지만 이번 매각으로 다음 시즌부터는 라미고라는 이름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단, 라미고는 올해도 전반기를 35승 1무 24패(승률 .593)로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타이완 시리즈 3연패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현재 분위기라면 후반기 1위팀 중신(中信)과 대만시리즈에서 맞붙게 됩니다. (대만 프로야구는 현재 4개 팀밖에 없어서 포스트시즌을 복잡하게 치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라쿠텐은 이미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 리그에서 '도호쿠(東北) 라쿠텐 골든이글스'라는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야구기구(NPB) 규정은 모기업 한 곳이 여러 팀을 소유하는 걸 막고 있지만 라미고는 해외 구단이라 이 규정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라쿠텐은 올해 3월 14일 대만 최대 온라인 쇼핑몰 'PChome'과 제휴 계약을 맺었고 내년에는 조인트 벤처 형태로 대만에서 인터넷 뱅킹 사업에도 뛰어들 예정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라미고 인수가 나쁘지 않은 마케팅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새 팀 이름은 뭐가 될까요? 일본 스타일을 따라서 타오위안 라쿠텐 골든이글스? 이르면 내일 정답을 알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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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7일 정답이 나왔습니다. 이제 이 팀 이름은 라쿠텐 몽키스(桃猿)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