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프로야구 각 구단 2019 1차 지명 신인. 동아일보DB


전면 드래프트 부활

프로야구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방식이 바뀝니다. 10년 만에 전면 드래프트로 돌아가는 게 뼈대입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스타전을 하루 앞둔 19일 창원구장에서 제4차 이사회(사장단 모임)를 열고 2023년 신인 드래프트 때부터 1차 지명을 폐지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은 각 구단에 연고 지역 고교 졸업 선수 1명을 먼저 선발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이 제도가 사라지면 각 팀은 연고에 상관없이 드래프트 순서에 따라 원하는 선수를 지명하게 됩니다.


이사회는 또 2021년, 2022년 신인 드래프트 때는 전년도 8~10위 팀은 연고에 관계없이 1차 지명을 실시할 수 있도록 결정했습니다. 1~7위 구단에서 먼저 한 명씩 1차 지명자를 선택하고 난 다음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8~10위 팀이 1차 지명을 실시하는 방식입니다. 이 2년 동안 8~10위 팀은 연고 고교에 원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를 1차 지명해도 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다른 지역 고교 졸업 선수를 지명해도 괜찮습니다.


이 기간 서울 지역 세 팀(두산 키움 LG)도 1차 지명에 제약을 받습니다. 현재 이 세 팀은 서울과 제주 지역 고교 졸업 선수를 1차 지명할 수 있는데 2021년, 2022년 신인 드래프트 때는 같은 학교 선수에 대해 중복해 1차 지명을 할 수 없습니다. 한 팀이 A 학교 선수를 선택했다면, 다른 팀은 B고, 또 다른 팀은 C고 선수를 선택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KBO는 구체적인 드래프트 변경 방식과 각 지역별 아마추어 야구 육성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로야구 1차 지명 제도 변천사

KBO에서 전면 드래프트를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0~2013년 신인 지명 방식 역시 전면 드래프트였습니다. 그리고 사실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도 연고 지역 출신 선수를 우선적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같은 건 없습니다.


한국 프로야구는 완전히 반대. 프로야구 첫 번째였던 1983년 드래프트부터 1985년 드래프트까지는 아예 연고 지역 고교 졸업 선수는 인원 제한 없이 1차 지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낸 건 이용일 KBO 초대 사무총장이었습니다. 2013년에 썼던 기사에서 인용하면:


이 전 총장은 대한야구협회(KBA) 부회장이던 1978년 쿠바야구협회장을 만나 "우리나라(쿠바)에서는 모든 선수가 고향 팀에서만 뛴다. 그래서 야구가 국민 스포츠가 됐다"는 말을 들었다. 이 전 총장은 프로야구 출범을 앞둔 1981년 이 논리로 정권 실세들을 설득하기 시작했고, '반공'의 서슬이 시퍼렇던 그때 공산주의자 카스트로의 야구 제도를 군사정권이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제도를 이렇게 설계했기 때문에 2차 드래프트 대상자는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 고교 야구 전력이 좋은 지역일수록 프로야구 성적도 좋았겠죠? 이런 제도가 전력 평준화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KBO는 1차 지명 인원을 △1986년 10명 △1987년 3명 △1990년 2명 △1991년 1명으로 줄였습니다.


호남 지역 고교 야구 전력을 그대로 흡수해 프로야구 초창기 최강팀으로 군림했던 해태. 한국야구위원회(KBO) 제공


이렇게 쓰면 (현재 분위기처럼) 프로야구 각 구단에서 고졸 선수 위주로 1차 지명을 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 대졸 또는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실업야구에서 뛰고 있던 선수를 지명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고졸 선수는 따로 지명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 


그건 당시에는 '고졸 연고 자유계약' 또는 '연고 지명'이라고 부르던 제도가 따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 각 구단은 연고 지역 고교 3학년 선수는 지명 절차 없이 입단 계약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라이온킹' 이승엽(43)이 이 제도를 통해 삼성에 입단했기 때문에 이승엽은 드래프트 몇 순위 출신으로 분류할 수 없습니다. 이승엽과 입단 동기인 1995년 신인이 이 제도로 입단한 마지막 세대입니다.


삼성 입단 당시 이승엽(오른쪽)과 이광진 당시 사장. 동아일보DB


대신 1999년까지는 4년간 '고졸 우선 지명' 제도를 유지했습니다. 각 구단이 지금까지 열심히 키운 연고 지역 내 유망주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고, 연고지명 제도가 존재하던 당시 대학 진학을 선택해 1차 지명을 받을 기회를 놓친 선수들이 대학 졸업 후 1차 지명을 받을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둔 겁니다. (19)95학번이 1999년에 졸업을 하니까 그때까지 제도를 유지한 것. 이 제도를 통해 각 구단은 1996~1998년 드래프트 때는 3명, 1999년 드래프트 때는 1명을 우선 지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유예기간이 끝난 2000년부터는 대졸과 고졸 구분 없이 딱 1명만 1차 지명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고 2007년에 잠깐 2명으로 늘었다가 2008년부터 다시 1명으로 줄었습니다. 이후 위에서 보신 것처럼 2010~2013년 전면 드래프트 도입으로 1차 지명이 사라졌다가 아마추어(학생) 야구에 대한 지원이 급격히 줄어들자 2014년부터 다시 1차 지명 제도를 부활해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제도 변천사

물론 1차 지명 방식 이외에도 신인 선수 선발 방식은 꾸준히 변했습니다. 아래는 프로야구 신인 드레프트 제도 변천사를 타임라인 형식으로 정리한 것.

넣어야 했는데 빠진 내용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