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스페인 프리메리라가 발렌시아가 안방으로 쓰는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의 좌석 숫자는 이제 5만4999석이 됐습니다. 한 자리를 영원히 비센테 나바로 씨(1928~2016)가 차지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발렌시아 구단에서 열혈 팬이었던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가 평생 시즌 티켓을 소유했던 센트럴 트리뷰나 구역 15열 164번 좌석에 동상을 앉힌 것.


구단 회원 번호 8번인 나바로 씨의 축구 사랑은 지역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발렌시아에서 기차로 4시간이 넘게 걸리는 마드리드 에드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1967년 코파 델 헤네랄리시모(현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전 현장을 찾아 발렌시아가 아틀레틱 빌바오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도 지켜봤습니다.


그러다 뜻하지 않게 불행이 찾아옵니다. 54세였던 1981년 망막 박리로 시력을 잃고 말았던 것. 그렇다고 발렌시아에 대한 애정까지 잃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앞을 볼 수 없게 된 다음에도 안방 경기가 열릴 때마다 아들을 데리고 메스타야를 찾았습니다. "경기장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는 이유였습니다. 1967년 아버지와 함께 마드리드를 찾았던 아들은 기꺼이 '가이드'를 맡았습니다.



나바로 씨는 생전에 "2004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해였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이해 발렌시아는 프리메라리가유럽축구연맹(UFEA) 유로파 리그, UEFA 슈퍼컵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발렌시아는 2018~2019 시즌을 4위로 마치면서 내년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고, 코파 델 레이에서는 바르셀로나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나바로 씨도 하늘에서 다 지켜보면서 기뻐하고 계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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