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프로배구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을 끝낸 이 서브 득점이 파다르(23·헝가리)가 한국 무대에 마지막으로 남긴 플레이가 됐습니다.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파다르가 2019~2020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신청서를 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러시아 리그 진출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안다"고 30일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파다르가 한국에서 목표를 다 이뤘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파다르는 '서른 살까지만 배구를 하고 그 뒤에는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뤘으니 새로운 도전을 찾아 떠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파다르는 헝가리에서 부업으로 아파트 재건축(?)을 할 정도로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는 캐릭터. 파다르는 오프 시즌 동안 낡은 아파트를 사서 자기 스타일로 인테리어를 새로 해 되파는 게 취미 겸 직업입니다.
파다르는 2016~2017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5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하면서 한국 리그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2015~2016 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우리카드로서는 '구슬의 저주'에 슬퍼할 수도 있던 상황. 파다르를 뽑는 데 7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파다르는 첫 시즌 득점 3위(96점), 서브 3위(세트당 0.50개), 공격 성공률 5위(53.1%)에 이름을 올리면서 2017~2018 시즌에도 계속 같은 팀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이후 한 팀에서 두 시즌을 소화하면 다시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를 거쳐야 하는 한구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라 다시 시장에 나왔고, 이번에도 5순위로 현대캐피탈에서 지명을 받았습니다. 이번 시즌 파다르는 공격 성공률은 7위(51%)에 그쳤지만 서브 1위(세트당 0.77개), 득점 4위(801점)로 충분히 재계약을 노려볼 수 있는 성적을 남겼습니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재계약 의사를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역시 돈.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KOVO 규정에 따라 우리는 35만 달러(약 4억 원)밖에 줄 수가 없다. 러시아 쪽에서 이를 크게 상회하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고마웠다, 파다르. 형이 밴해켄(40·전 넥센) 정도가 아니면 외국인 선수가 떠난다고 블로그에 글 안 쓰거든. 그만큼 네가 대단했다는 뜻. 건축 사업도 대박나고, 배구 선수로서도 좀 더 큰 세상에 이름을 떨치기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