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대한항공이 우승하면서 프로배구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일정이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안방 경기에서 이미 3위를 확정한 우리카드에 3-0(25-19, 28-26, 25-21) 완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승점 74점을 확보 2위 현대캐피탈(69점)의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게 됐습니다.
대한항공이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건 이번이 세 번째. 단, 정규리그 첫 우승을 경험한 2010~2011 시즌에는 삼성화재(1승 3패), 2016~2017 시즌에는 현대캐피탈(2승 3패)에 막혀 '정규리그 + 챔피언 결정전' 통합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습니다.
대한항공 안방 계양체육관에서 2016~2017 시즌 챔프전 역전 우승에 성공한 현대캐피탈
앞선 두 시즌과 비교하면 올 시즌에는 통합 우승 가능성이 높은 상황. 현대캐피탈은 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았던 세터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고, 창단 후 처음으로 '봄 배구' 무대를 밟은 우리카드는 경험 부족도 경험 부족이지만 6라운드 첫 경기에서 복근을 다친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34·콜롬비아)도 정상 컨디션을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대한항공은 '가장 잘 벗기는' 세터 한선수(34)가 건재한데다 '석석 콤비' 곽승석(31)-정지석(24)도 봄 배구 경쟁 팀과 비교하면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2일 열리는 1차전까지 체력을 끌어올릴 여유가 생긴 만큼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35·슬로베니아)도 정상 컨디션으로 챔프전을 치를 확률이 높습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대한항공 배구단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통합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면서 "가스파리니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토종 선수들이 공백을 메워주는 팀플레이가 굉장히 잘 됐다. 기술적으로도 많이 발전했지만 선수 간 소통이 잘 이뤄졌다"고 자평했습니다.
가장 강력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손꼽히는 정지석(사진 왼쪽)은 "피 말리는 시즌이었다. 포스트시즌 역시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된다"면서 "우리 팀이 명가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이미지였는데 지난 시즌 (챔프전 승리로) 조금 바뀌었다. 통합 우승을 한다면 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팀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주장 한선수(오른쪽)도 "지난해 (챔프전) 우승으로 팀이 단단해졌다.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면서 "요즘에는 백광현(26)이 물이 올랐다. 광현이가 잘해줘서 연승을 했다. 광현이가 더 자신감 있게 한다면 (챔프전에서)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주전 리베로를 치켜세웠습니다.
대한항공이 이렇게 통합 우승에 목말라하는 건 V리그에서는 통합 우승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 지난 시즌까지 남자부 챔프전은 총 14번 열렸습니다. 이 중 정규리그 1위 팀이 승리한 건 6번(42.9%)밖에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2013~2014 시즌 삼성화재 이후에는 아예 이마저 명맥이 끊겼습니다.
시즌 | 정규리그 챔피언 | 챔프전 승리팀 |
2005 | 현대캐피탈 | 삼성화재 |
2005~2006 | 현대캐피탈 | 현대캐피탈 |
2006~2007 | 삼성화재 | 현대캐피탈 |
2007~2008 | 삼성화재 | 삼성화재 |
2008~2009 | 현대캐피탈 | 삼성화재 |
2009~2010 | 삼성화재 | 삼성화재 |
2010~2011 | 대한항공 | 삼성화재 |
2011~2012 | 삼성화재 | 삼성화재 |
2012~2013 | 삼성화재 | 삼성화재 |
2013~2014 | 삼성화재 | 삼성화재 |
2014~2015 | 삼성화재 | OK저축은행 |
2015~2016 | 현대캐피탈 | OK저축은행 |
2016~2017 | 대한항공 | 현대캐피탈 |
2017~2018 | 현대캐피탈 | 대한항공 |
과연 대한항공이 다섯 시즌 만에 통합 우승에 성공하는 남자부 팀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현대캐피탈 또는 우리카드가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반란'에 성공할까요? 올해 봄 배구 시작을 알리는 플레이오프 1차전은 16일 현대캐피탈 안방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막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