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러시아를 다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WADA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아프리카 섬나라 세이셸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회원 자격 회복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찬성 9표, 반대 2표, 기권(불참) 1표로 러시아는 다시 WADA 회원국 자격을 얻게 됐습니다. 


WADA는 2015년 11월 "러시아가 국가 주도로 조직적으로 광범위한 도핑(약물을 써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행위)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RUSADA의 회원 자격을 정지했습니다. 이후 WADA는 리처드 맥라렌 캐나다 웨스턴대 교수(법학)를 수장으로 러시아 도핑 스캔들에 대해 조사하는 독립위원회를 꾸렸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직전인 2016년 7월 18일 'RUSADA에서 2011~2013년 30개 국제 대회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1000여 명의 도핑 결과 조작에 관여했다'는 '맥라렌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각 종목 국제 연맹(협회)에서도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해 징계를 내렸습니다. 리우 올림픽 때는 육상 등 일부 종목만 출전을 금지했지만 올해 평창 겨울 올림픽 때는 도핑 혐의를 완전히 벗은 선수만 '개인 자격으로' 출전을 허용했습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스포츠 강국' 러시아를 '왕따'시킬 수는 없는 노릇. WADA는 △맥라렌 보고서 내용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모스크바 실험실을 모두 공개하면 다시 회원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WADA는 두 가지 조건을 새로 내걸었습니다. 첫 번째는 RASADA가 올해 12월 31일까지 모스크바 실험실 정보관리시스템(LIMS)을 제3의 전문가를 통해 WADA에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 시스템을 검토한 뒤 WADA에서 샘플을 추가 요청할 경우 RUSADA는 내년(2019년) 6월 30일까지 모두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러시아에서 이번에는 '콜'을 외치면서 투표를 진행했고 회원 자격 회복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러시아 선수들이 다시 각종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됐습니다. 올가 골로데츠 러시아 스포츠 담당 부총리는 "WADA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러시아는 도핑으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을 만느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다른 나라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대세입니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당혹스럽고 이해하기 어렵다. (WADA에서) 깨끗한 선수들에게 절망적인 일격을 다했다"면서 "이번 결정을 통해 스포츠 기구 하나가 깨끗한 선수들 수백만의 권리와 스포츠 팬 수십억 명의 꿈보다 더 위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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