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티 데이비스(30·사진)는 2009년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마이애미가 1라운드(전체 25번) 때 선택한 유망주였습니다. 당시 드래프트에서 상대 와이드 리시버(쿼터백이 던진 패스를 받아 공격하는 포지션)를 수비하는 게 제일 큰 임무인 코너백 가운데 데이비스보다 먼저 지명을 받은 건 뉴올리언스에서 전체 14번째로 선택한 말콤 젠킨스(31·현 필라델피아) 한 명뿐이었습니다. 데이비스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뛰던 2014, 2015년 2년 연속으로 프로볼(올스타전)에 출전하면서 NFL 무대에서도 이름을 떨쳤습니다.
이 정도 선수가 은퇴를 선언하면 팬과 언론이 주목하는 게 당연한 일. 그래도 16일(현지시간) 그가 은퇴를 선언한 뒤 나온 반응은 이상할 정도로 폭발적입니다. 구글에 'vontae davis retires'로 검색하면 90만 개가 넘는 검색 결과가 나옵니다. 'vontae davis salary' 검색 결과가 14만 개가 되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관심입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데이브 연봉에 관심을 갖게 된 제일 큰 이유도 은퇴 선언 때문입니다. 데이비스가 은퇴한 게 뭐가 그렇게 특별하기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된 걸까요?
제목에서 보신 것처럼 소속 팀 버팔로가 로스앤젤레스(LA) 차저스에 6-28로 뒤져 있던 하프타임 도중 "신체적으로 힘이 들어서 더 이상 못 뛰겠다"면서 그대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숀 맥더못 버발로 감독은 20-31로 이 경기가 끝난 뒤 "(하프타임 때) 그가 찾아와 '이제 다 된 것 같다'며 경기에서 빠지겠다고 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버발로가 안방으로 쓰는 뉴 에라 필드를 빠져 나간 데이비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은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데이비스는 "이렇게 NFL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내가 더 이상 필드 위에 서 있으면 안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팀 동료나 코칭 스태프를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내 스스로 정한 기준에 미달했기에 NFL을 떠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내가 계속 희생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시즌은 길고 남은 인생을 건강하게 가족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그만 뛰겠다는데 무작정 붙잡을 수는 없지만 시즌 두 번째 경기 도중 하프타임 때 은퇴를 선언하는 게 특이한 일인 것만은 틀림없는 일. 데이비스는 "동료를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햇지만 동료들은 당연히 황당해 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인생 후반전을 응원한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도 그런 식으로 필드를 떠나서는 안 된다고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