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에서 팬들을 텐트에서 재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게 중동 전통 스타일이라는 것. (Do you know arabic style?) 실제로는 '흰 코끼리'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입니다.
로이터통신은 대회 조직위 대변인이 "이번 월드컵은 중동의 우정과 평화를 상징하는 화합의 한마당이 될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현재 팬들이 별빛 아래 잠드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아직 6년이 남았다. 모든 방안을 강구해 볼 것이며 그 중에는 모든 편의시설을 갖춘 다양한 숙박 형태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대회 때 약 50만 명이 카타르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호텔이나 아파트 같은 숙박 시설을 선택하겠지만 필요에 따라 경기장 근처에서 사막 캠핑을 할 수도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이 지역에 살았던 베두인족(族) 스타일로 밤을 보내라는 얘기.
카타르 정부는 이와 함께 국민들이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집을 빌려주거나 유람선을 항구에 정박시켜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호텔 방에 여유가 있는 건 물론 술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아랍에미리트(UAE)나 바레인 같은 이웃 나라에도 협조룰 구한다는 방침입니다.
월드컵을 개최에 성공한 뒤 카타르 정부는 100억 달러(약 11조6000억 원)를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투자했습니다. 호텔과 아파트 단지도 이미 여럿 지었습니다. 문제는 유가가 폭락하면서 더 이상 재정 지출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됐다는 것. 그러자 '월드컵이 끝나고도 이게 정말 다 필요하냐?'는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겁니다. 이게 바로 흰 코끼리입니다.
'흰 코끼리(white elephant)'라는 영어 표현이 있습니다. 우리 신문에서는 보통 "돈만 많이 들고 더 이상 쓸모 없는 것"이라고 풀이를 합니다. "부활절 때문에 교회를 (크게) 짓지 말라"는 미국 속담도 ...
kini's Sportugese에 의해 게시 됨 2013년 7월 22일 월요일
한 전직 카타르 외교관은 "최근 5년 동안 우리는 호텔 방 숫자를 두 배로 늘렸다. 그런데 이제 여기서 또 두배로 늘려야 할 판"이라며 "사람들도 이제 이게 정말 지속 가능한 거냐고 묻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직위에서 찾아낸 해법이 바로 '럭셔리 사막 캠핑'인 겁니다.
로이터통신은 조직위가 이 캠핑 사이트를 '특별 팬존(fanzone)'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카타르는 음주를 금지하기 때문에 럭셔리 호텔에서도 술을 팔면 안 됩니다. 로이터통신 전망은 이 캠프를 선택하는 이들에게는 술 마실 권리를 주지 않겠냐는 것.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딜(deal)이 가능하다면 썩 나쁘지 않은 선택 같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