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자 국가대표 이소영(21·GS칼텍스·왼쪽)이 23일 일본 마쓰모토(松本)에서 열린 2015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여자배구대회 3차전에서 페루 선수가 넣은 서브를 리시브하고 있습니다. 사진 오른쪽은 GS칼텍스에서도 한솥밥을 먹고 있는 리베로 나현정(25).
여전히 이소영에게는 태극마크가 낯섭니다. 5월에 끝난 2015 23세 이하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베스트 레프트상(Best Outside Spiker)을 수상했던 이소영이지만 성인 대표팀 발탁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 이소영은 25일 "아직도 경기에 나설 때면 긴장이 많이 된다며"며 "많이 부족하다.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소영은 2012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 베띠(28)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자기 몫을 다하면서 2012~2013 시즌 도중 신인왕 0순위로 거론되기 시작했고, 결국 신인상을 탔습니다. 그 다음 시즌에는 프로 무대서 우승도 맛 봤습니다.
이소영은 키 176㎝로 포지션이 레프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신에 속하는 게 사실. 그래도 점프력이 좋아 볼을 때리는 타점(스파이크 높이 280㎝)은 장신 선수들에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대표팀 이정철 감독이 김연경(27·페네르바흐체)의 뒤를 이을 차세대 공격수로 이소영을 점찍은 이유입니다.
이소영이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상대는 세계 최강 미국. 그는 "처음에는 (예비) 엔트리에만 포함된 줄 알았는데 최종 명단에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며 "미국하고 경기할 때는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코트에 들어가다 보니 제대로 공격 한번 해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페루와 알제리를 상대로는 공격 본능을 자랑했습니다. 알제리를 상대로는 팀 내 최다 득점(12점)도 기록했습니다.
이번 대회 그의 룸메이트는 현대건설 황연주(29). 이 감독이 베테랑 선수들에게 룸메이트 선택권을 줬는데 황연주가 이소영을 고른 겁니다. 이소영은 "(황연주가) 대선배님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너무 편하게 대해 주신다"며 "주장인 (김)연경 언니도 '자신감을 갖고 생각하는 배구를 하라'고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송화(22·흥국생명)나 이다영(19·현대건설) 같은 젊은 세터들과도 점점 호흡이 맞아가고 있다고 하네요.
이번 대회에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이 두 장 걸려 있습니다. 대회 1, 2위를 하면 올림픽 무대로 직행할 수 있는 것. 현재 세계랭킹 10위 한국은 승점 6점으로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리우행 티켓'을 따내지 못하면 내년에 열리는 세계예선전을 노려봐야 합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4강에 들었던 한국은 일단 이번 대회 목표를 6위로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는 법. 일단 26일 경기에서 중국을 넘어서는 게 중요합니다. 이 감독은 중국에서 김연경을 집중 견제할 것으로 보고 이소영이 활로를 뚫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소영은 "중국은 분명히 우리보다 강한 상대다. 하지만 리시브가 안정되고 빠른 공격으로 몰아 붙인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각오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