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은 2007년 KOVO·마산컵 프로배구대회 때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습니다. 한국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배구 야구 축구) 중에서 처음이고, 전 세계 배구 리그를 통틀어서도 처음 시도한 일. 이제는 프로배구 중계 때 정말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습니다.
이로부터 6년이 지난 2013년부터 국제배구연맹(FIVB)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습니다. 이제는 태블릿PC 시대입니다. 대한배구협회는 FIVB가 22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2015 월드컵 여자배구대회 때 태블릿PC 챌린지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21일 전했습니다. 각 팀 감독 또는 벤치에 앉은 지도자 중 한 명이 태블릿PC로 판독을 요청하는 시스템입니다.
더 흥미로운 건 주심도 자기가 판정을 내리지 못하겠다 싶은 상황이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심이 판정을 내렸는데 비디오 판독이 애매한 경우는 주심 판단에 따르며, 주심이 판단을 내리지 못했을 때 해당 랠리는 무효가 됩니다.
판독 대상은 △인 또는 아웃 △안테나 접촉 여부 △터치 네트 △서브 때 엔드라인 침범 △후위 공격시 어택라인 침범 △센터라인 침범(블로커) △블로킹 때 볼과 선수 접촉 여부 등 7가지입니다. 판독 기회는 세트 당 기본적으로 두 번이고, 예비심과 비디오 판독관이 비디오를 본 뒤 블루투스 헤드셋을 통해 판독 결과를 전달합니다. 당초 주심 판정이 뒤바뀌면 판독 기회를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각 팀 벤치는 또 라인업 제출, 선수 교체, 타임아웃 신청 등도 모두 이 태블릿PC를 통해 진행하게 됩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이정철 감독은 "챌린지가 성공하면 한 세트에 10번도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주최국(일본)에서 어떻게든 유리하게 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주심이 챌린지를 신청한다는 것도 쉽게 이해할 수 없다. 판독 하나에 흐름이 끊길 수도 있고 경기 시간도 굉장히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원래 비디오 판독을 늘리면 늘릴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저 역시도 주심이 비디오 판독을 직접 신청할 수 있게 만든 건 FIVB 무리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거면 무엇하러 심판을 세워두나요? 그냥 계속 비디오로 판독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