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저만 놀리고 싶은 게 아니었나 봅니다.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사진) 이야기입니다.
저는 올 5월 그가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하고 파혼한 지 사흘 만에 유럽프로골프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기사에 "사랑에 실패한 사내는 용서받을 수 있어도 이별에 실패한 사내는 용서받을 수 없다. 문자 그대로 죽을 것처럼 힘들지만 이겨내야 하는 게 이별이다. 남자는 이별하는 법을 배울 때 소년에서 사내가 된다"고 썼습니다.
요컨대 저는 매킬로이가 보즈니아키하고 헤어진 건 결과적으로 잘 된 일이라고 봅니다. 그 뒤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3개 (특급)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차세대 골프 황제' 면모를 되찾았으니까요. 하지만 아일랜드 팬들 생각은 저하고 다른 모양입니다.
매킬로이는 26일(현지 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럭비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사건이 터진 건 하프타임 때. 매킬로이가 BBC 방송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경기장 안에 '스위트 캐럴라인'이 울려퍼지기 시작한 겁니다. 미국 가수 닐 다이아몬드가 부른 이 노래는 메이저리그 보스턴 응원가로 유명합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보즈니아키를 뜻하는 노래였고 말입니다.
매킬로이는 TV 카메라 앞에서 "술도 몇 잔 하면서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냈다"고 인터뷰하던 매킬로이는 경기장에 이 노래가 울려 퍼지자 "오, 이런(oh, dear)"이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경기장 방송 책임자가 누구였는지 모르지만 매킬로이에게 "일이 인생이 전부는 아니잖아"하고 알려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