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는 8일 "소치 올림픽 이후 은퇴 여부를 두고 많이 고민했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서 다시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매사에 긍정적이고 도전하는 성격이라 크게 두렵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용기를 냈다"고 전향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피드스케이팅은 순수한 기량으로 평가받는 철저한 기록경기라는 매력이 끌렸다. 순간적인 폭발력을 요구하는 순발력과 스피드에 승부를 걸고 싶었다"며 "겨울 올림픽에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동반 메달을 석권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쇼트트랙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바꾸는 건 그리 드문 일은 아닙니다. 2010 밴쿠버 올림픽 남자 1만m서 금메달을 딴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 역시 쇼트트랙 선수 출신. 네덜란드 대표 요린 테르모르스(25·여)는 소치 대회 때 두 종목에 동시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주 종목인 쇼트트랙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1500m와 팀 추월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것.)
게다가 2018 평창 대회 때부터는 '매스 스타트'가 정식 종목이 됩니다. 매스스타트는 여러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속도를 겨루는 종목입니다. 몸싸움과 순간 스피드 등에 강점을 가진 쇼트트랙 출신 선수들이 경쟁력을 보일 수 있죠.
여기에 쇼트트랙에서도 500m 올림픽 동메달을 차지할 만큼 스타트도 좋았던 박승희이기에 단거리에서도 정말 일을 낼 수 있는 확률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박승희는 훈련 때 500m, 1000m에서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에 이어 국내 선수 두 번째 기록을 작성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박승희는 "정상에 있는 상화 언니에게 도움을 많이 받겠다. 열심히 노력해 멋진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에 기사에 쓴 것처럼 언니 박승주(24·단국대)는 이미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상태. 이제 쇼트트랙을 계속하는 건 막냇동생 박세영(21·단국대)뿐입니다. 40만㎞를 운전하면 뒷바라지한 어머리를 위해서라도 2018 평창 올림픽 때 세 남매가 나란히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