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먼저 네이버 지식in에 올라온 사연부터 하나 보겠습니다.

갑자기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어디서 봤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요. 고등학교 때 운동을 시작해서 국가대표된 선수가 있었는데… 누군지 너무 궁금한데 기억이 안나네요. 근데 고등학교 때 시작해서 국대(국가대표) 될 수 있는 운동이 있어요? 고등학교 때 시작하면 엄청 늦은 거 아닌가? 암튼 이때까지 고등학생(또는 중학생)때 시작해서 국가대표가 된 선수들 아는 대로 말씀해주세요! 아 그리고 제 친구가 배드민턴 선수 하고 싶다던데 지금 중3인데 많이 늦은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하겠죠? 탁구도 마찬가지겠죠? 혹시 중3이나 고등학교때 시작해도 열심히 하면 가능성 있는 스포츠가 있으면 가르쳐주세요.
 
예상대로 대답은 "사실상 저는 불가능하다 생각합니다. 절대 꿈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포기하시는게 빨라요. 절대 불가능."

사실 저런 케이스가 없는 건 아닙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봉달이' 이봉주(44). 그는 충남 홍성군 광천고 1학년 때 처음 육상을 시작했습니다. 이봉주에게 '늦깎이 마라토너'라는 별명이 있는 건 그런 까닭이죠. 그가 처음 공식 대회서 마라톤 풀 코스를 뛴 건 스물 두 살이던 1991년 전국체육대회였습니다.

문명화(18·남성여고·사진)가 국가대표 선수가 된다면 역시 고등학교 때 운동을 시작한 대표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일단 문명화는 고교 때 운동을 시작한 프로 선수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습니다. 11일 열린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신인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서 인삼공사 지명을 받았으니까요.

문명화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큰 키(190㎝) 때문에 운동하라는 말은 들었지만 친구들과 공부하고 수다 떠는 게 더 좋았다"며 "그러다 고교 2학년 때 생각을 바꿨다. 선생님(윤정혜 감독) 설득히 주효했다"고 말했습니다.

집안에서 반대하지는 않았을까요? 문명화는 "어머니가 배구 선수 출신이라 그런지 큰 반대는 없었다. 오히려 내 선택을 존중해주셨다"고 전했습니다. 문명화의 어머니는 실업 배구 선경·현대에서 뛰었던 김영희 씨. 윤정혜 감독은 "(문)명화는 키만 큰 게 아니라 배구 센스까지 갖췄다. 늦게 시작했지만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어머니께 배구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모양"이라고 평했습니다.

운동 시작 2년 만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건 이런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인삼공사 이성희 감독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무엇보다 센터감을 찾았다. 고등학교 경기도 여러 번 직접 체크해 문명화가 가장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번 드래프트 최고 소득은 단연 문명화를 뽑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드래프를 받았다는 건 이제 시작이라는 뜻일 뿐입니다. 문명화는 "아직도 실감이 잘 안난다. 막상 드래프트에 나왔지만 프로팀에 뽑힐 수 있을까 걱정도 됐는데 1라운드 지명을 받아 정말 놀랐다"며 "부족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팀에 들어가 많은 걸 배우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열심히 운동을 해서 꼭 '제2의 양효진'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이 정도 되면 저 지식in 친구에게도 희망이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러니까 인터넷에 질문 올리고 있을 시간에 차라리 배드민턴이나 탁구 코치를 찾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당부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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